나토 두아토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나토 두아토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무용수로 내한 무대
유럽 최고의 안무가로 손꼽히는 나토 두아토(50)와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엘지아트센터(02-2005-0114)에서 무용극 〈날개〉를, 12일에는 경기도 고양문화재단(1577-7766)에서 ‘나초 두아토 3부작’인 〈카스트라티〉와 〈황금빛 골드베르크〉, 〈화이트 다크니스〉를 선보인다.
특히 〈날개〉 공연에서는 오랜만에 무용수로 무대에 복귀한 그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불멸을 포기하는 천사 다미엘 역을 맡아 춤을 추고 페터 한트케의 대사를 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함께 작품을 만든 연출가 토마스 판두르가 다미엘 천사 역을 제안했어요. 고독을 참지 못하고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다미엘이 저와 비슷하다나요. 또 제 팔이 천사 날개처럼 길다고도 하는데, 천사 날개보다는 비행기 날개 같아요.”
나토 두아토는 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면서 “안무를 하면서 연습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용은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100% 하는 것”이라며 “그 마음으로 무용을 시작했고 무용 때문에 인생에서 잃은 건 하나도 없으며 오히려 얻은 게 훨씬 많다”고 무용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혔다.
국내 첫선을 보이는 〈날개〉는 2006년 4월 초연되었으며 영화감독 빔 벤더스가 1987년 발표해 칸느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동서로 분단된 통일 직전의 잿빛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과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천사의 여정을 담았는데 특히 우리에게 단테의 〈신곡〉으로 잘 알려진 세계 연극계의 젊은 거장 토마스 파두르(44)가 연출을 맡아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그는 “〈날개〉는 고독, 사랑, 죽음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을 춤으로 담았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안무가와 무용수를 함께 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고는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오랫동안 안무와 춤을 했기 때문에 나는 뒤에도 눈이 달려있다”고 밝게 웃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엘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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