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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제주 여성이 짊어졌던 생명의 물통

등록 2007-06-12 17:53

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전
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전
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전
화산섬 제주도는 현무암 또는 화산흙으로 이루어진 곳. 비가 오면 곧장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솟아난다. 산 중턱에 사는 주민들은 물을 얻기 위해서 바닷가 용천수까지 걸어가야 했다.

물을 담는 허벅은 제주도 사람들한테 생명이자 질곡이었다. 특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제주 여성들에게는.

도로가 발달하지 않은 그곳에서 운반수단은 등짐뿐. 등짐으로 마춤하려면 한사람이 질 만큼의 열되들이 정도여야 하고 물이 새지 않으려면 주둥이가 좁고 배가 부르게 만들어야 했다. 허벅의 생김새가 똑 그러한 것은 제주 지질과 지형과 사람살이의 반영인 셈이다.

‘허벅과 제주 질그릇’ 전시회가 8월15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된 허벅은 제주 여성들의 삶과 애환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유물 220점, 사진자료 90점.

현무암 외에 이렇다 할 지하자원이 없는 제주도에서 흙은 생활도구를 만드는 매우 요긴한 재료였다. 크기에 따라 보통 허벅(성인용), 대바지(15~16세 소녀용), 애기대배기(어린이용)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허벅은 온식구들이 물을 길어야 하는 형편을 말해준다. 주둥이의 높낮이에 따라 등덜기, 방춘이, 능생이 등으로 불렸다.

아쉽게도 허벅이나 질그릇의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면서 1960년대 말에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지금은 가마터로 남았을 뿐. 가마터 사진과 신창현 도공의 허벅 제작 모습을 담은 비디오로 그 전모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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