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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뱅

등록 2007-06-15 08:15수정 2007-06-15 08:50

원성원의 <드림 룸(Dream Room)-성원>
원성원의 <드림 룸(Dream Room)-성원>
현재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사진전은 27개. 6월14일 현재 이달 들어 시작한 전시만 21군데다. 지난해 6월이 22개였으니 이달 말이 되면 일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월간사진>의 집계를 보면 지난 4월과 5월 역시 42, 29개로 지난해 같은달 24, 13개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이처럼 사진 전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라운 사진 열풍=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화랑계의 공통 반응이다. 사진이 미술시장에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유학 1세대인 배병우, 구본창 등이 주축이 된 워커힐미술관 전시회를 꼽는다. 10여년 뒤인 1998년 학고재와 성곡미술관에서 사진전이 열리면서 사진은 인사동 화랑가에 진입하게 된다. 3~4년전 6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사진인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1000만명에 이른다고 사진가 강재훈씨는 추산한다.

이 무렵 사진전문 화랑과 전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갤러리 룩스(1999), 김영섭화랑(2003), 르미에르(2005), 갤러리 나우(2006), 공근혜 갤러리(2006), 트렁크 갤러리(2007)가 대표적. 이밖에 스페이스 바바, 갤러리카페 브레송, 갤러리 와, 갤러리 온, 토포하우스 등이 있으며 한미, 동강 등 사진박물관도 생겨났다. 회화를 취급하던 일반 갤러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진전을 열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출품한 배병우, 정연두, 배준성, 이정진 등의 사진 작품은 모두 팔렸다. 작품집이나 포트폴리오를 보고 주문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구성연의 <화분 시리즈>
구성연의 <화분 시리즈>

어째서 이런 일이=갤러리 나우 이순심 대표는 사진이 현대 건축·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며 현대성을 표현하는 적절한 매체로 떠올랐다는 점을 든다.

현대 주거공간 즉 아파트의 특징인 유리, 스틸, 직선, 하얀벽 등과 사진의 현대적 특성이 맞아떨어지면서 인테리어 소재로 각광받게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예술적 안목을 키웠으며,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30~40대들이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장식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는데 사진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림 한장 살 돈이면 사진 5~10장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일정부수 이하로 에디션을 제한해 희소가치도 있어 그들의 입맛에 딱이라는 지적이다.


뜨는 작가들 대부분이 서양화에서 화력을 시작한 게 특징.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 또는 기법으로 사진을 택했다. 그 결과는 회화같은 사진. 사진작가들 역시 콜라주, 홀로그램, 렌티큘러(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다층사진) 등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 그 결과 역시 회화같은 사진. 나아가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과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메이킹 포토)이 많아졌다. 요약하면 1000만 예비군과 사진의 무한한 가능성이 부닥치면서 일으킨 폭발현상.

사진전시회
사진전시회
결론은?=잘 나가는 사진작가는 손 꼽을 정도. 공근혜 갤러리 공근혜 대표는 구본창, 배병우, 민병헌, 김수강, 정연두, 배준성, 이정진 등을 블루칩 작가로 들었다. 사진은 가격편차가 무척 심하다. 배병우의 경우 100호가 7천만~1억3천만원에 이르지만 실력과 무관하게 이름이 덜 알려진 작가는 판매 자체가 썩 많지 않은 형편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회화에서 사진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젊은층에서 시작된 열기가 중년 세대로 옮아가는 증간단계이기 때문인 거으로 공씨는 본다. 공 대표는 고객들의 반응이 1년새 “무슨 사진을 돈 주고 사요?”에서 “사진도 돈 된다면서요?”라고 변하더라고 전했다.

김영섭 대표는 사진전문 평론가나 큐레이터의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사진을 구매하거나 전시를 할 때 외부의 손을 빌리는 실정이다. 그런 만큼 사진시장을 적절하게 유도할 견인차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트렁크 갤러리 박영숙 대표는 실력있는 사진작가의 작품을 적정한 값에 판매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30대 초반의 작가들을 후원함으로써 수집가와 작가가 모두 ‘윈윈’하는 방식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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