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부터 도쿄의 신주쿠시아터애플에서 시작한 일본공연의 평균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논버벌(nonverbalㆍ비언어) 퍼포먼스 ‘점프(JUMP)‘. (도쿄=연합뉴스)
태권도와 태껸 등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논버벌(nonverbalㆍ비언어) 퍼포먼스 '점프(JUMP)'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새로운 한류 공연 '점프'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4일까지 도쿄의 신주쿠시어터애플에서 44회 공연을 마친 뒤,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오사카후생연금회관 예술홀로 자리를 옮겨 다시 10회에 걸쳐 무대를 꾸민다.
16일 34번째 도쿄 공연을 통해 일본 관객의 놀라운 연쇄반응과 함께 새로운 한류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7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일본 관객은 막이 오르기 전부터 이미 퍼포먼스가 시작된 지 모른 채 한 노인의 등장으로 객석이 웅성거리고서야 낯선 장르의 색다름에 놀라움을 표했다.
막간 배우 노인으로 분장한 박성진은 무대와 객석만이 아니라, 배우와 관객, 그리고 관객과 관객 사이를 좁히는 역할을 했으며, 빈자리를 적절하게 이용해 무대극의 '설렘'을 마당극의 '풀림'으로 바꿔 놓았다. 어느새 일본 관객은 긴장을 푼 채 박수를 치고 배우보다 더 큰 몸짓으로 극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가훈 '평범하게 살자'와는 거리가 먼 6명의 가족, 그리고 억세게 운이 없는 두 명의 도둑과 막간 노인 총 9명이 무대 위에 펼치는 '느림'과 '빠름'에 관객은 시종 눈길을 떼지 못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눈에 많이 띄어, 꾸밈없는 어린이들의 솔직한 반응은 객석은 물론 무대 위 배우까지 폭소를 자아냈다.
한류 드라마가 '순애보'를 전달했다면, '점프'는 몸을 던져가며 '가족애'를 실연했다. 절도 있는 동작과 유연한 몸놀림이 '놀라움'을 이어갔다면, 엉뚱한 전개와 삐딱한 돌출은 '포복절도'를 유도했다.
조명이 꺼지고 나서도 관객은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기립박수로 1시간반에 걸쳐 '열전'을 펼친 배우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이윽고 딸과 사위가 면사포 차림으로 등장하자 신주쿠 공연장은 순식간에 혼례마당으로 변신했다. 사위 이정수와 딸 김영지는 관객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큰절로 답례했다. 여느 일본 공연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의외의 전개로 웃고 즐기고 또 축복하는 잔치마당이 바로 한류 공연의 매력이자 무기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흥분이 고조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높은 톤으로 '굉장하다' '놀랍다' '재미있다'를 연발했으며, 한국에서도 보고 일본에서도 봤다는 초등학교 여학생은 "다시 보고 싶다"는 한 마디 말로 '점프'를 솔직하게 평가했다.
'점프'의 일본 공연을 주최한 아뮤즈의 이토 리에코 무대기획담당부장은 "무대 위 배우들이 뿜어내는 흥분과 감정이 그대로 객석에 전달되고, 또한 관객의 반응도 고스란히 배우들에게 전달되는 공연"이라며, "관객이 공연을 통해 엄청난 에너지를 얻어 신이 난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객석 점유율이 85%선에 달하는데 다시 찾는 관객이 늘어나고 입소문을 타 티켓 예매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 뒤 "처음 소개하는 해외 작품 가운데 이렇게 장기공연을 하며 꾸준히 관객이 늘어나는 예는 거의 없다"고 흥행 성공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점프'는 방송, 노래, 영화 등과 달리 만국의 공통언어인 몸짓을 통한 문화 전도사라는 점에서 한류 코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처음부터 장기 공연을 기획한 것도 흥행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일본 굴지의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아뮤즈(AMUSE), 니혼TV, 요미우리신문사,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덴쓰(電通) 등이 일본 공연의 공동주최사로 나선 것을 보면 신인 '점프'의 흥행몰이가 '공수표'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점프'는 최근 침체에 빠진 한류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돌파구를 연 작품으로 평가되며, 이미 해마다 일본에서 정기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이태문 통신원 gounworld@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윽고 딸과 사위가 면사포 차림으로 등장하자 신주쿠 공연장은 순식간에 혼례마당으로 변신했다. 사위 이정수와 딸 김영지는 관객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큰절로 답례했다. 여느 일본 공연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의외의 전개로 웃고 즐기고 또 축복하는 잔치마당이 바로 한류 공연의 매력이자 무기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흥분이 고조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높은 톤으로 '굉장하다' '놀랍다' '재미있다'를 연발했으며, 한국에서도 보고 일본에서도 봤다는 초등학교 여학생은 "다시 보고 싶다"는 한 마디 말로 '점프'를 솔직하게 평가했다.
논버벌(nonverbalㆍ비언어) 퍼포먼스 ‘점프(JUMP)‘의 도쿄 공연을 추최한 일본 굴지의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아뮤즈(AMUSE)의 무대기획담당부장 이토 리에코(伊藤理惠子) 씨. (도쿄=연합뉴스)
지난달 18일부터 도쿄의 신주쿠시아터애플에서 시작한 일본공연의 평균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논버벌(nonverbalㆍ비언어) 퍼포먼스 ‘점프(JUMP)‘. (도쿄=연합뉴스)
평균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일본 공연의 인기몰이에 성공한 논버벌(nonverbalㆍ비언어) 퍼포먼스 ‘점프(JUMP)‘.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출연배우의 사인을 받거나 관련상품을 구입하고, 또한 설문조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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