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내한공연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한국인의 정서가 제 노래와 잘 맞는 것 같아요. 한국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입니다."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나나 무스쿠리(73)가 7월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가 유독 한국에서 더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아마도 한국인의 정서가 내 노래와 잘 맞는 것 같은데 이것은 정말 마법 같은 일"이라면서 "한국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이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 있는 내 팬에게 항상 예민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월21일 서울에 이어 창원(22일) 대구(27일) 부산(28일) 제주(29일)에서 '전국 투어'를 펼친다. 2005년 데뷔 46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펼친 그로서는 2년 넘게 전세계를 돌며 벌이고 있는 '페어웰 투어' 기간에 한국만 두 번을 찾는 셈이다.
"많은 한국 팬들이 지난번 공연을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애석해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또 한번의 공연 요청이 왔을 때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어요."
그는 활동 기간 무려 45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오버 앤드 오버(Over And Over)'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 '사랑의 기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특히 한국 대중이 그의 서정적인 선율에 크게 열광했다.
2005년 공연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 "한국 관객은 정말 완벽하다.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공연 전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열정에 정말 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공연 때 '하얀 손수건'을 한국어로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선보일 것인지 묻자 "다양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면서 "특히 그리스어로 부른 데뷔곡으로 진실과 삶의 가치에 대한 내용을 담은 내 노래 '더 페이퍼 문(The Paper Moon)'에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 길에는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접하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정말 한국 음식을 즐긴다"면서 "지난번에는 호텔에서 한국 음식을 접해 봤을 뿐인데 이번에는 더 많은 한국 식당을 방문해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많은 도시를 여행하게 돼 한국을 더 많이 배우고 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무스쿠리는 무대에서 부를 노래를 공연 직전에 고르는 버릇을 갖고 있다.
"공연 전날 밤 다음 공연 레퍼토리를 정합니다. 스스로 새롭게 할 필요가 있는 데다 같은 노래를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매번 더 나은 공연을 위해 애씁니다."
그는 공연 활동과 함께 유니세프의 홍보대사로 전세계 어린이의 복지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공연 전날인 7월20일 오후 7시30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유니세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다.
"어린이들은 이 세상의 미래이므로 더 나은 교육과 건강이 필요합니다. 어린이들의 지위와 복지도 보호돼야 함은 물론이죠. 유니세프는 바로 이 세상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저는 관련 활동을 절대로 멈출 수 없습니다."
이번 투어가 마무리되면 상업적인 공연이 아닌 자선공연 위주의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세계는 더 많은 자선 활동가를 원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무스쿠리는 "요즘 새롭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젊은 가수들에게 음악의 가치를 조언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내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고 향후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내 노래를 듣는 관객이 노래를 통해 평화, 사랑, 기쁨과 아름다운 꿈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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