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6일부터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의 끼 많은 젊은 배우들이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 찬 코미디 창극 〈시집가는 날〉로 한국적 희극의 새 버전을 시험한다.
6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시집가는 날〉은 ‘뱀신랑 설화’를 바탕으로 극작가 오영진이 쓴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젊은 소리꾼이자 극작가인 박성환씨가 창극본으로 옮기고, 이태백씨가 작곡한 노래를 붙여 창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젊은 창극’이란 이름으로 선보여 대중성과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이미 영화와 오페라, 연극 등으로 잘 알려진 희극 원작의 기본 내용은 그대로 두되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창극인 만큼 연극과는 달리 ‘소리’를 중심으로 판소리의 음악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반영시키려고 했다. 무속과 굿을 활용하고, 시조창과 같은 색다른 소리들을 작품에 배치하는 한편 집안 뜰을 놀이판이 되는 공간으로 설정해 신명나는 무대로 꾸몄다.
특히 이제까지 창극에서 주로 전라도 사투리를 쓰던 것과 달리 충청도 사투리가 나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또 신민요 〈봄 타령〉으로 시작하는 점도 색다르며, 김판서와 아들 미언의 활쏘기 장면, 입분과 미언의 첫날밤 사랑 장면을 새로 집어넣어 볼거리를 늘렸다.
형제 명창 왕기석과 왕기철씨가 각각 맹진사와 미언 역을 맡았고, 유수정씨와 올해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차지한 김금미씨가 한씨 역을 꿰찼다.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젊은 차세대 주자 박애리, 김미진씨가 입분이로 나윤영, 이연주씨가 갑분이로 나온다. 명창 안숙선씨가 작창을 한다. (02)2280-4115~6.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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