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숙(51·왼쪽 사진·극단 전설 대표), 전수경(41·오른쪽)씨
연출솜씨도 연기 못잖을걸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변화무쌍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정평이 난 두 중견 여배우 김지숙(51·왼쪽 사진·극단 전설 대표), 전수경(41·오른쪽)씨가 나란히 연출가로 데뷔했다. 모노드라마 〈로젤〉과 파격적인 연극 〈졸업〉 등으로 잘 알려진 중견 연극배우 김지숙씨는 26일 연극 〈아이시떼르〉를 통해 연출자로 변신했다. 또 뮤지컬 〈맘마마이〉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으로 ‘뮤지컬 전문배우 1세대’를 대표하는 전수경씨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뮤지컬 〈메노포즈〉로 데뷔신고를 마쳤다.
오는 26일부터 대학로 아트홀 스타시티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아이시떼르〉는 일본어로 ‘사랑합니다’라는 뜻으로, 재일동포 작가 쓰가 고헤이(김봉웅)의 〈아타미 살인사건〉을 무대화했다. 해수욕장 살인사건의 용의자 모모타로를 두고 도쿄 경시청 기무라 형사부장, 젊은 형사 구마다, 미모의 여형사 하나코 등 세 형사가 벌이는 수사극이다.
특히 김지숙씨는 이 작품과 인연이 깊다. 1986년 〈뜨거운 바다〉란 제목으로 국내 초연할 때 하나코 형사 역을 맡아 전무송·최주봉·강태기씨와 연기를 겨뤘다. 1994년 재공연에 출연했을 때에는 김씨의 친동생인 영화 감독 김지운씨가 연출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언젠가 내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20여년 만에 연출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김태한·조성하·오세준·구혜주·김진이씨 등이 출연한다. (02)741-6235.
전수경씨의 연출 데뷔작 〈메노포즈〉는 폐경기 중년여성들이 겪는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을 소재로 1960~70년대 추억의 팝송과 엮어 만든 코미디 뮤지컬이다. 메노포즈는 40대 이상 중년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증후군을 이른다.
전씨는 “두차례 공연해서 작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언젠가는 꼭 연출을 하고 싶었다”며 “출연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반영하고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백화점 세일 매장에서 우연히 만난 중년여성 네 명이 폐경기 여성들이 겪는 공통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 아줌마들의 걸쭉한 수다와 함께 ‘온리 유’ ‘와이엠씨에이’ ‘스테인 얼라이브’ 등 60~70년대 팝송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개그우먼 이영자, 가수 조갑경을 비롯해 김선화·이윤표·진복자·이미라·홍윤희·홍지민 등이 출연한다. 연출자 전씨도 8월15일부터 연기자로 무대에 선다. (02)501-7888.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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