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기’ 90년대 작품 특별전
‘황금기’ 90년대 작품 특별전
백남준의 황금기인 1990년대 텔레비전 조각품들이 한군데 모였다.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 특별전이 26일부터 연말까지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비디오 아트를 미술의 한 장르로 개척하고 이를 세계적인 한국 브랜드로 정착시킨 백남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 대부분 국내에는 처음 전시되는 작품들이다.
중고텔레비전 166개로 만든 ‘거북’(사진), 94개로 쌓은 ‘비디오 월 엠200’(9.6×3.3m) 등 거대한 것들, 18개로 만든 ‘TV침대’, 5미터로 쌓아올린 ‘탑’, 수상기를 수탉과 오토바이와 연결한 ‘비디오 스쿠터’ 등 아담한 크기의 것들, ‘거트루드 스타인’ ‘비디오 샹들리에’ 같은 귀여운 모습들의 조각 등 30여점을 전시한다. 바이올린 대신 여인을 안고 연주를 한 행위예술을 찍은 사진들도 함께 전시된다.
그의 작품은 조각과 비디오가 절묘한 조합을 이룬다. 예컨대 ‘거북’의 경우 거북의 장수성과 비디오의 찰나성이 대조를 이루고, 텔레비전 송신탑을 형상화한 ‘탑’은 전자 기술의 세계성을 예견하고 있다. 에로틱한 ‘TV침대’의 비디오, 작품 곳곳에 낙서된 친구의 이름, 좋아하는 시구에는 장난스러움이 스며 있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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