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하철 1호선’ 3500회 운행
“<지하철 1호선>의 진짜 주인공을 모십니다.”
재중동포 처녀가 백두산에서 사랑을 나눴던 약혼자를 찾아 서울에 와서 겪는 대도시 밑바닥 삶의 이야기를 그린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극중 인물들과 닮은 노숙인, 성매매 여성, 이주 노동자 등 소외된 이웃들로 3500회 기념 공연의 객석을 채운다.
극단 학전과 아름다운 재단은 서울 청량리역의 ‘성매매 없는 세상 이룸’, 서울역의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 인천 도원역의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등 현실 세계의 서울 지하철 1호선을 따라 자리잡은 공익단체 7곳을 통해 전체 관객 181명을 초청했다. ‘지하철 1호선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공연’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공연은 9일 저녁 7시30분 서울 혜화동 학전 그린소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역 ‘열린여성센터 거주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김아무개(42)씨는 “연출자 김민기씨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어 공연을 보게 되는 게 설렌다”며 “무엇보다 우리 삶의 모습이 공연 내용이라고 들어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박경서 소장도 “평일에 공연이 있어 일터에 있는 이주노동자와 함께 가지는 못하지만, 활동가들도 다시 한번 우리 이웃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조연출 이황의씨는 “초청받은 분들이 공연 속 등장인물을 보면서 스스로 소외 계층이라는 특별 계층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앞으로 일반 관객들도 이 뮤지컬 속 인물 역시 사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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