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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외환위기로 추락한 가장들 다시 시작해봐요”

등록 2007-08-23 18:49

밴드 ‘파이팅 대디’ / 그룹 리더인 심전무(42·본명 심재웅·왼쪽 두번째)씨
밴드 ‘파이팅 대디’ / 그룹 리더인 심전무(42·본명 심재웅·왼쪽 두번째)씨
‘고개숙인 아버지를 위하여’ 외치는 밴드 ‘파이팅 대디’
‘노찾사 출신·사업실패·노숙자 7년·재기’
40대 리더 심전무 파란의 인생유전 담아
데뷔 두 달 6차례 콘서트 전회매진 ‘돌풍’

오는 25일 서울 압구정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여는 ‘파이팅 대디’. 40대 동방신기를 표방한 ‘파파스’에 이어 “고개숙인 아버지들을 위하여!”를 외치는 특이한 밴드다. 그룹 리더인 심전무(42·본명 심재웅·왼쪽 두번째)씨는 “아버지를 포함한 중장년층이 듣고 즐기는, 가족 얘기를 다룬 노래가 없잖아요”라고 한다. 10~20대가 주축인 음악판에서 아버지라니!

왜 아버지일까? 이면에는 실제 ‘대디(아버지)’인 리더 심전무의 이채로운 내력이 숨어 있다. 한양대 출신인 심씨는 대학시절 음악그룹인 ‘맥’과 ‘노찾사’에서 활동했다. 그러다 가수 꿈을 접고 건설회사에 취직했다. 마침 부모로부터 20억원대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심씨는 상속재산을 밑천 삼아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했다. 빚까지 져 7년간 도망다니면서 노숙자로 살았다. 당시에 그는 “여러 번 자살할까도 했지만, 아내와 두 아이들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소규모 건설공사업을 하며 기반을 다시 잡았다. 그러면서 대학시절의 ‘로망’인 음악을 다시 하고자 밴드를 조직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룹은 기타리스트 심전무, 작곡가이자 키보디스트인 JS(본명 손성준·35), 보컬 한라산(27), 드러머 이민진(26), 베이스 박진규(23)로 짜였다.

그는 자신의 인생유전을 1순위 음악 테마로 잡았다. ‘파이팅 대디’라는 그룹 이름도 그런 사연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 경험담을 들려주며, 용기를 내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자신은 운좋게 재기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추락한 가장들의 권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직접 쓴 노랫말에 “힘내라”뿐 아니라, “포기하지 말라” “세상과 싸우라”는 넓은 의미까지 담았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당신의 꿈을 믿어봐요/ 한잔 술에 의지하지 말아요/ 우리 다시 시작해봐요”(〈화이팅 대디 화이팅〉)

이들의 정식 데뷔는 지난 6월8일. 두 달 남짓 활동한 이력치고, 반응은 일단 뜨겁다. 열정을 숨긴 채 살아온 ‘대디’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일 테다. 6월 이후 연 여섯 차례 콘서트는 전회 매진됐다. 각종 온라인 음악차트에서 〈화이팅 대디 화이팅〉의 인기도 좋다. 지금도 이들은 서울의 주요 거리와 대학가를 돌며, 음반을 직접 나눠주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앨범 1만장을 돌린다 해도, ‘한강물에 돌 던지기’죠. 식당을 개업해도 라이터를 돌리는데, 시디 듣고 좋으면 컬러링과 벨소리 바꿔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1집 반응이 신통찮으면 바로 2집 준비에 들어갈 겁니다.”(JS)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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