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공연 앞둔 오페라 주역가수 김성은·박은주
국내공연 앞둔 오페라 주역가수 김성은·박은주
이탈리아·독일서 각광받는 두 신예
성남아트센터 갈라공연에 나란히 출연
베르디·모차르트 아리아로 기량 뽐내 오페라의 본거지인 이탈리아와 독일의 정상급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주역가수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 소프라노 김성은씨와 박은주씨가 나란히 고국무대에서 선다. 김성은씨는 1995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박은주씨는 지난 2003년 독일 노드라인 베스트팔렌주에서 ‘최고의 성악가’로 뽑혔다. 부산대 2년차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지방대 출신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극장과 볼로냐극장, 독일 브레머하펜극장과 도르트문트극장의 주역가수로 우뚝 섰다. 국내 오페라계에서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씨를 잇는 차세대 소프라노로 평가받고 있는 두 사람을 20일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9월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유럽 오페라단 주역가수 초청 갈라 콘서트’에 서려고 잠시 귀국해 고향인 부산에서 모처럼 가족들과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외국에서는 큰 부담없이 즐기면서 노래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기 때문에 조금은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제가 가진 것을 다 보여드리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니까 열린 마음으로 음악회에 오셔서 즐기셨으면 해요.”(김성은)
“팬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면서도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왜냐하면 저를 격려해주려고 오시는 분도 있는 반면에 한국은 못하는 사람에게 아주 인색한 편이잖아요. 잘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열광하지만 조금 뒤진다 싶으면 아주 인색한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프로니까 그런 생각하고 노래한다면 무대에 못 나가죠. 많이 노력하고 준비했으니까 많이 와주셔서 잘 봐주세요.”(박은주)
두 사람은 모처럼 함께 고국무대에 서게 된 것에 가슴 설레면서도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김성은씨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이상한 일이야!’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 꿈 속에 살고 싶어라’ 등 2곡의 아리아를 부르고 테너 정의근씨와 이중창으로 <라 트라비아타>의 ‘파리로 떠납시다. 오 내 사랑!’을 들려준다. 호소력 짙은 고음이면서도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05년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역으로 나와 국내 오페라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아리아는 워낙 대곡일 뿐만 아니라 관중들께서도 좋아하시고 저도 아끼는 곡들이여요. 워낙 대곡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어린 성악가는 잘 시키지 않아요. 저도 1992년에 이탈리아에서 데뷔했는데 2000년에 스페인 아빌레스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을 처음 맡았어요.” 김성은씨는 “제가 사는 이탈리아 트레비조극장에서도 <라 트라비아타>를 자주 공연했고, 2003년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라 트라비아타> 공연에서도 여주인공인 비올레타 역을 맡았다”면서 “<라 트라비아타> 전문 가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은주씨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의 아리아 ‘나에게 내려질 어떤 형벌이라도’와 번슈타인의 오페라타 <캔디드>의 ‘화려하고 즐겁게!’, 테너 이정원씨와 이중창으로 레하르의 <명랑한 과부>의 ‘입술은 침묵을 지키려면’을 부른다. 그는 지난해에도 예술의전당의 <돈 죠반니> 공연에서 돈나 안나 역을 맡아 독일 오페라 팬들을 사로잡았던 특유의 열정적인 가창과 지칠 줄 모르는 투명한 고음을 자랑하며 삽시간에 많은 열성 오페라 팬들을 확보했다. “모차르트 곡들은 어려워요. 속된 말로 피를 말리는 아리아죠. 꾸민다거나 첨가한다거나 하면 망치기 쉬울 뿐더러 아주 좋은 컨디션에서 노래하지 않으면 호응을 받을 수 없는 곡들이죠. 그렇지만 모차르트 곡들은 성악가들이 중간 중간에 불러줘야 음악적인 긴장이 길어져요.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소리의 밸런스가 맞기 때문에 이런 콘서트가 있을 때마다 그 아리아를 즐겨 부르곤 해요.” 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가운데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의 여주인공 콘스탄체 역은 1998년 비엔나 모차르트페스티벌에서 맡은 뒤로 유럽과 한국을 통틀어서 60여회 정도 넘게 공연했으며,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은 100번을 불렀다”며 모차르트 오페라 전문가수임을 슬핏 내비쳤다. 이들에게 지방대학 출신으로 유럽무대에 우뚝 선 비결을 묻자 “간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외국무대에서 성악가로 성공하려면 적어도 3개 국어 정도는 익혀둬야 한다”면서 “노래뿐만 아니라 시사, 정치, 역사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노래하는 사람들이 노래만 하면 비잖아요. 여러가지 지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부르려면 그 시대 배경이나 기후, 지리, 풍습, 국민성 등을 다 알아야 잘 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카르멘>을 부를 때 한국처럼 하면 카르멘 맛이 안 나잖아요.” 대학교 선후배 사이이면서도 활동무대가 달라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김성은씨가 부산대 사범대 음악교육과를 다녔고, 박은주씨는 부산대 예술대 첫 입학생이어서 학창시절에 마주친 적은 없지만 “서로가 특별한 편이어서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은씨는 “은주 지도교수님과 친하게 지냈는데 그 분이 은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내 제자지만 잘한다고”고 말을 꺼내자 박은주씨도 “대학 1학년 때부터 유학을 준비했는데 언니가 먼저 유학을 가서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니까 아주 존경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지 묻자 두 사람은 “라이벌 의식이라는 말은 너무 심하다”며 깔깔댔다. “활동무대도 다르고 워낙 편하게 노래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랫동안 노래를 하니까 상대적으로 누구보다 잘해야겠다는 것보다는 내가 절대적으로 잘해야겠다, 절대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옛날에는 내가 못하는데 너무 너무 잘하는 가수를 보면 소심해지고 가슴이 아프고 했지만 지금은 같은 성악가라는 입장을 떠나서 ‘너, 너무 좋다’ 하고 격려해 주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내가 언니니까 더 잘해야겠죠.”(김성은) “자기가 하는 일에 집착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독일 오페라계에 속담처럼 ‘관객의 박수는 성악가의 빵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오늘 저녁에 신선한 큰 빵을 받으면 기분좋게 배가 부르고 맛없고 오래된 빵을 받으면 ‘아! 내가 왜 그럴까’ 하고 돌아보게 되죠. 우리는 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하는 가수입니다. 프로죠. 그런데 ‘언니보다 박수를 많이 받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은 아마추어여요. 저 사람보다 더 잘하겠다고 비교하면 그 수준밖에 안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최대한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지 그렇지 않으면 발전이 안되죠.”(박은주) 심리상담 전문의인 남편 카를로 크리스토포레토와 두 살 난 딸 알레그라와 함께 고국을 방문한 김성은씨는 “93년 이탈리아 트레비조에서 열린 유명한 오페라 콩쿠르에서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 여인>의 주역으로 뽑혀서 남편 소유의 집에 두 달 동안 세를 들어 살면서 남편을 처음 만나 97년에 결혼했다”고 소개했다. 박은주씨도 “95년 독일 쾰른국립음대 학생일 때 브레머하펜극장의 극장장이던 페터 그리제바흐가 저를 뽑아줘서 처음으로 독일무대에 전속가수로 데뷔했다”며 “2003년에 페터가 청혼해와 결혼했다. 아직 아이는 없지만 행복하다”고 들려줬다. 두 사람은 “후배들 가운데 독일무대에 뛰어난 성악가가 있어서 기분 좋다” “부산대 출신으로 이탈리아무대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가 없는데 좋은 평을 가지고 꿋꿋이 유럽무대를 지키고 있는 언니가 존경스럽다”(박은주)고 서로를 격려했다. 9월1일 공연에는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 내년 4월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설 예정인 테너 이정원씨와 지난 2002년 몬테 카를로 성악 마스터즈 우승자인 테너 정의근(독일 아헨극장), 스페인 아라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바리톤 한명원(이탈리아 피렌체 극장)씨 등 남성 성악가 3명이 참여한다. 아울러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인 쥬세페 핀치도 내한해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1588-7890. 부산/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성남아트센터 갈라공연에 나란히 출연
베르디·모차르트 아리아로 기량 뽐내 오페라의 본거지인 이탈리아와 독일의 정상급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주역가수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 소프라노 김성은씨와 박은주씨가 나란히 고국무대에서 선다. 김성은씨는 1995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박은주씨는 지난 2003년 독일 노드라인 베스트팔렌주에서 ‘최고의 성악가’로 뽑혔다. 부산대 2년차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지방대 출신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극장과 볼로냐극장, 독일 브레머하펜극장과 도르트문트극장의 주역가수로 우뚝 섰다. 국내 오페라계에서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씨를 잇는 차세대 소프라노로 평가받고 있는 두 사람을 20일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9월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유럽 오페라단 주역가수 초청 갈라 콘서트’에 서려고 잠시 귀국해 고향인 부산에서 모처럼 가족들과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외국에서는 큰 부담없이 즐기면서 노래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기 때문에 조금은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제가 가진 것을 다 보여드리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니까 열린 마음으로 음악회에 오셔서 즐기셨으면 해요.”(김성은)
국내공연 앞둔 오페라 주역가수 김성은·박은주
김성은씨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이상한 일이야!’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 꿈 속에 살고 싶어라’ 등 2곡의 아리아를 부르고 테너 정의근씨와 이중창으로 <라 트라비아타>의 ‘파리로 떠납시다. 오 내 사랑!’을 들려준다. 호소력 짙은 고음이면서도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05년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역으로 나와 국내 오페라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아리아는 워낙 대곡일 뿐만 아니라 관중들께서도 좋아하시고 저도 아끼는 곡들이여요. 워낙 대곡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어린 성악가는 잘 시키지 않아요. 저도 1992년에 이탈리아에서 데뷔했는데 2000년에 스페인 아빌레스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을 처음 맡았어요.” 김성은씨는 “제가 사는 이탈리아 트레비조극장에서도 <라 트라비아타>를 자주 공연했고, 2003년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 <라 트라비아타> 공연에서도 여주인공인 비올레타 역을 맡았다”면서 “<라 트라비아타> 전문 가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되길 원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은주씨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의 아리아 ‘나에게 내려질 어떤 형벌이라도’와 번슈타인의 오페라타 <캔디드>의 ‘화려하고 즐겁게!’, 테너 이정원씨와 이중창으로 레하르의 <명랑한 과부>의 ‘입술은 침묵을 지키려면’을 부른다. 그는 지난해에도 예술의전당의 <돈 죠반니> 공연에서 돈나 안나 역을 맡아 독일 오페라 팬들을 사로잡았던 특유의 열정적인 가창과 지칠 줄 모르는 투명한 고음을 자랑하며 삽시간에 많은 열성 오페라 팬들을 확보했다. “모차르트 곡들은 어려워요. 속된 말로 피를 말리는 아리아죠. 꾸민다거나 첨가한다거나 하면 망치기 쉬울 뿐더러 아주 좋은 컨디션에서 노래하지 않으면 호응을 받을 수 없는 곡들이죠. 그렇지만 모차르트 곡들은 성악가들이 중간 중간에 불러줘야 음악적인 긴장이 길어져요.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소리의 밸런스가 맞기 때문에 이런 콘서트가 있을 때마다 그 아리아를 즐겨 부르곤 해요.” 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가운데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의 여주인공 콘스탄체 역은 1998년 비엔나 모차르트페스티벌에서 맡은 뒤로 유럽과 한국을 통틀어서 60여회 정도 넘게 공연했으며,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은 100번을 불렀다”며 모차르트 오페라 전문가수임을 슬핏 내비쳤다. 이들에게 지방대학 출신으로 유럽무대에 우뚝 선 비결을 묻자 “간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외국무대에서 성악가로 성공하려면 적어도 3개 국어 정도는 익혀둬야 한다”면서 “노래뿐만 아니라 시사, 정치, 역사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노래하는 사람들이 노래만 하면 비잖아요. 여러가지 지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부르려면 그 시대 배경이나 기후, 지리, 풍습, 국민성 등을 다 알아야 잘 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카르멘>을 부를 때 한국처럼 하면 카르멘 맛이 안 나잖아요.” 대학교 선후배 사이이면서도 활동무대가 달라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김성은씨가 부산대 사범대 음악교육과를 다녔고, 박은주씨는 부산대 예술대 첫 입학생이어서 학창시절에 마주친 적은 없지만 “서로가 특별한 편이어서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은씨는 “은주 지도교수님과 친하게 지냈는데 그 분이 은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내 제자지만 잘한다고”고 말을 꺼내자 박은주씨도 “대학 1학년 때부터 유학을 준비했는데 언니가 먼저 유학을 가서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니까 아주 존경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지 묻자 두 사람은 “라이벌 의식이라는 말은 너무 심하다”며 깔깔댔다. “활동무대도 다르고 워낙 편하게 노래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랫동안 노래를 하니까 상대적으로 누구보다 잘해야겠다는 것보다는 내가 절대적으로 잘해야겠다, 절대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옛날에는 내가 못하는데 너무 너무 잘하는 가수를 보면 소심해지고 가슴이 아프고 했지만 지금은 같은 성악가라는 입장을 떠나서 ‘너, 너무 좋다’ 하고 격려해 주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내가 언니니까 더 잘해야겠죠.”(김성은) “자기가 하는 일에 집착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독일 오페라계에 속담처럼 ‘관객의 박수는 성악가의 빵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오늘 저녁에 신선한 큰 빵을 받으면 기분좋게 배가 부르고 맛없고 오래된 빵을 받으면 ‘아! 내가 왜 그럴까’ 하고 돌아보게 되죠. 우리는 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하는 가수입니다. 프로죠. 그런데 ‘언니보다 박수를 많이 받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은 아마추어여요. 저 사람보다 더 잘하겠다고 비교하면 그 수준밖에 안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최대한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지 그렇지 않으면 발전이 안되죠.”(박은주) 심리상담 전문의인 남편 카를로 크리스토포레토와 두 살 난 딸 알레그라와 함께 고국을 방문한 김성은씨는 “93년 이탈리아 트레비조에서 열린 유명한 오페라 콩쿠르에서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 여인>의 주역으로 뽑혀서 남편 소유의 집에 두 달 동안 세를 들어 살면서 남편을 처음 만나 97년에 결혼했다”고 소개했다. 박은주씨도 “95년 독일 쾰른국립음대 학생일 때 브레머하펜극장의 극장장이던 페터 그리제바흐가 저를 뽑아줘서 처음으로 독일무대에 전속가수로 데뷔했다”며 “2003년에 페터가 청혼해와 결혼했다. 아직 아이는 없지만 행복하다”고 들려줬다. 두 사람은 “후배들 가운데 독일무대에 뛰어난 성악가가 있어서 기분 좋다” “부산대 출신으로 이탈리아무대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가 없는데 좋은 평을 가지고 꿋꿋이 유럽무대를 지키고 있는 언니가 존경스럽다”(박은주)고 서로를 격려했다. 9월1일 공연에는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 내년 4월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설 예정인 테너 이정원씨와 지난 2002년 몬테 카를로 성악 마스터즈 우승자인 테너 정의근(독일 아헨극장), 스페인 아라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바리톤 한명원(이탈리아 피렌체 극장)씨 등 남성 성악가 3명이 참여한다. 아울러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인 쥬세페 핀치도 내한해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1588-7890. 부산/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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