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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6등신 딸들 신나는 외출

등록 2007-08-30 21:26

고정수 조각 30년 작품전
고정수 조각 30년 작품전
고정수 조각 30년 작품전
조각가 고정수씨가 회갑을 맞아 작품전을 연다. 선화랑(02-734-0458)에서 29일부터 한 달 동안. 30여 년 작품활동을 되돌아보아 그동안의 노정과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그가 오로지 천착해온 것은 여체. “여체는 나에게 모티브가 아니라 주제이자 제작행위의 생명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창안해낸 여체는 허벅지와 엉덩이가 풍만한 5~6등신. 삐쩍 마른 요즘 미인상 하고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그의 조각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자신들과 동일하기 때문이고, 남성들이 편안해하는 것은 거기서 풍겨나는 고향, 어머니의 냄새 때문이다.

구상조각에 매진해온 그는 화강암, 브론즈, 테라코타 등의 질감을 잘 살려내기로도 호가 나 있다. 테라코타에서는 거칢과 소박함이 조화를 이룬다. 화강암은 외국에서 “다이아몬드가 박혔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정도로 물성을 살렸다.

1부(8월29~9월11일)에서는 45점의 조각을 전시하고 2부(9월14~29일)에는 사진 25점을 건다. 조각가가 웬 사진?

조각품이 “돌 속에 갇힌 생명을 해방시킨” 것이라면 사진은 조각품을 창고에서 해방시킨 것. 한 친구가 여성상이 가득한 컨테이너 박스를 보고 “너는 죄인”이라고 한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외출시키기로 했다. 평소 사면팔방으로 찍어놓은 조각사진에 역시 사방팔방에서 찍어온 산천 사진과 합성했다. ‘딸들’을 바다나 강물 위에 뉘기도 하고 낙조를 보게도 하고 하늘을 날게도 했다. 작가는 조각이 인공조명에 박제되는 데 대한 불만 외에 정면만으로 보여지는 게 못마땅했던 터. 사진에는 옆모습, 뒷모습, 윗모습 다 보여준다. 딸들이 ‘야호’ 하더란다. 이를 위해 포토샵을 3년 동안 배웠다. 100호 사진에서 합성한 표가 날까 봐 1600배로 확대해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다듬었다.

선화랑이 수여하는 선미술상 수상작가(1986년)인 고정수는 선화랑 김창실 대표와 각별한 인연. 14년 잘 나가던 교수생활을 접고 전업작가로 나선 것도 김 대표의 권언이라고 전한다. 물론 작가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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