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춘향〉
국립-경기도립무용단 8일부터 맞대결
황진이와 춘향. 우리 역사 또는 고전 속 여성 가운데 이들만큼 화제를 뿌린 주인공들이 있을까? 두 사람 모두 기생 신분으로 가부장제의 관습과 신분의 높은 벽이 지배했던 15~16세기를 불꽃처럼 살았던 인물로 묘사돼 왔다. 지금도 소설과 시, 판소리, 영화, 뮤지컬, 드라마, 무용, 창극 등 다양한 갈래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나고 있다. 당시로는 신세대 여성의 범주에 속했음직한 두 여성을 소재로 한 창작 무용극이 잇따라 선보인다. 바로 국립무용단(예술감독 배정혜)의 〈춤 춘향〉과 경기도립무용단(예술감독 조흥동)의 〈황진이〉이다. ‘지성미’와 ‘섹시함’으로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 두 여성을 한국 전통무용으로 비교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은 8일부터 1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선보였고, 국립극장의 ‘국가브랜드 사업’ 작품으로 선정되면서 새롭게 단장해 5년 만에 찾아왔다. 세계 각국의 국립극장이 모여 대표작을 선보이는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9월8일~10월28일)의 개막작이기도 하다. 배정혜 예술감독은 “2001년 〈춘당춘색 고금동〉, 2002년 〈춤, 춘향〉 때보다 집중력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3막으로 짜인 줄거리는 고전 〈춘향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볼거리가 다양해졌고 현대적 언어와 생동감 있는 음악으로 꾸몄다. 배정혜 국립무용단장과 국수호 전 국립무용단장(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각각 안무와 연출을 맡아 무게감을 더해준다. 단옷날 여인들이 창포물에 머리 감는 장면과 여인들이 우물가에서 바가지를 두드리며 놀던 수부희,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에서 추는 물동이춤 등 세시 풍속을 춤사위에 담았다. 변사또의 기생점고 장면을 소고나 장구, 꽹과리 등 악기를 응용한 전통무용으로 구성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무용 소품을 새롭게 만든 것도 볼거리다. 장현수·김미애가 춘향 역을, 이정윤·조재혁이 몽룡 역을 맡는다. (02)2280-4115~6.
〈황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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