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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최초의 인간 ‘루시’를 찾아가는 시간여행

등록 2007-09-12 17:06

로댕갤러리 21일부터 '루시의 시간' 전

"문명이 발달한 시대지만 나는 고고학과 인류학에 끌립니다. 생각해 보세요. 300만년 전 인류의 조상 '루시'가 그 가냘픈 몸을 일으켜 두 발로 걷는 순간을!"

재일 설치작가 최재은(54)이 13년 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다.

국내 활동이 뜸했지만 해인사에 있는 성철스님 사리탑 '선의 공간', 삼성의료원 앞 설치작품 '시간의 방향'이 그의 작품이다.

21일부터 로댕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최재은의 조각, 설치, 영상들은 흙과 돌, 화석 등 시간을 상징하는 재료들이 만들어낸 향연이다. 웅장하면서도 정교한 작품들이 관객을 시간여행 속으로 인도한다.

최재은이 만든 루시는 여성으로 추정되는 루시의 골반뼈를 확대한 대형 입체 조각이다. 오각형, 육각형으로 잘라붙인 중국 쓰촨산 한백옥은 성철스님 사리탑에도 썼던 재료다.

루시에게로 가는 길에서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는 흙과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


루시가 발견됐던 에티오피아와 가까운 케냐 마사이 마라 지역에서 흙에 묻혀 화석화한 종이, 안에 곤충이 들어간 호박(琥珀)들을 바둑판처럼 배치한 거울, 경주 토함산과 일본 후쿠이에 5-6년간 묻어놓아 흙이 물든 종이들에서 시간의 흔적과 냄새까지 느낄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운모가루를 가득 채운 '셀프', 알에서 새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순환', 일본 춤의 대가인 유시오 아마가추가 몸으로 표현한 영상 '희로애락'도 마주치게 된다.

작가는 1976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30년 넘게 살고 있다. 일본 소게쓰회관에서 디자인과 꽃꽂이를 배운 이력이 언뜻 현재의 작업과는 연결이 안된다.

"꽃꽂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식물을 이용한 설치작품을 배우는 것이었어요. 흔히 생각하는 꽃꽂이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당시 소게쓰회관은 일본에서 첨단 전위예술을 선보이던 곳이었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퍼포먼스를 했던 곳이고, 요제프 보이스, 플럭서스도 활발하게 소개됐지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들어가는 식물을 다루면서 시간과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고 자연스레 인류학과 고고학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됐다. 그러다 알게 된 '루시'는 고고학자들을 전율시켰던 것처럼 그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그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일본관 작가로 참여한 뒤로 "국적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저는 영주권 신청도 안했어요. 당시 백남준 선생님이 '국적 바꾸라고 권하면 절대 응하지 말라'고 하셨죠. 한국 여권이 얼마나 좋은데 국적을 바꿉니까."

11월18일까지. ☎02-2259-7781.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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