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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뮤지션과 음악팬 ‘직거래’로 소통한다

등록 2007-10-23 20:04수정 2007-10-23 20:08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
라디오헤드·프린스 새앨범 무료 배포
음반 대신 공연으로 주도권 잡기 전략
#사례 1=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라디오헤드(사진)는 지난 10일 새 앨범 <인 레인보우즈>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팬이 마음대로 가격을 적어내고(0원부터 가능) 다운로드하도록 했고, 저작권보호장치(DRM)도 없다. 공짜로 내려받아 시디로 구울 수 있다.

#사례 2=미국의 팝스타 마돈나는 최근 음반사 워너뮤직을 떠나 콘서트 프로모션 업체인 라이브네이션과 전속 계약을 맺었고, 가수 프린스는 새 앨범 <플래닛 어스> 300만장을 공짜로 뿌렸다. 음반 대신 공연으로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 음악도 농산물처럼 직거래?=세계 음악계는 지금 유통 혁명 중이다.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뮤지션들이다. 애써 만든 음악을 공짜로 배포하는 이유는 불법으로 유통되는 공짜 파일을 시대적 대세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신 음악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음원의 최종 권리자는 음반사나 통신회사가 아니라 아티스트 자신이라는 선언”이라고 평했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100년 전, 음반의 시대 이전에는 뮤지션과 대중들이 직접 만났었다”며 “음반이라는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농산물 직거래 하듯이 대중을 직접 만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 시디는 사라질 것인가?=국내외를 막론하고 음반 시장은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려면 음반 판매량이 최소 100만장은 넘어야 했지만, 지금은 ‘10만장짜리’ 1위도 흔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최근 새 앨범을 낸 가수 이승철은 “불과 5년 전 <네버 엔딩 스토리>는 40만장이 팔렸는데 이번 9집 <사랑한다>는 초판 4만장으로 시작한다”며 “이번이 마지막 시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음반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바쁘다. 그러나 시디의 명맥이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우 이엠아이코리아 차장은 “저작권 보호장치가 없는 상품을 내놓는 등 디지털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시디의 소장가치를 중시하는 마니아들이 있기 때문에 발매량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통혁명, 한국도 가능한가?=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음반이나 디지털 음원을 대체할 만한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연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나 대학 축제 등 무료 공연이 즐비해 유료 공연이 설 자리가 없다. 디지털 음악의 주도권도 몇몇 통신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에 맞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뮤지션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디밴드들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프로모션이나 홍보 비용 등 거품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인디밴드들에게는 라디오헤드의 방식이 유용하다”며 “인터넷으로 관심을 끈 뒤 음반을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이엠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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