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마리화나’ 앙코르 공연
1436년 10월26일 왕세자(문종)의 둘째 부인 봉빈이 나인과 대식(동성애)을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폐출당한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왕조 초기 최대의 궁중 성(性)스캔들을 다룬 발칙한 연극 <마리화나>(고선웅 작·연출)가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대학로의 주목받는 연출가 고선웅(플레이팩토리마방진 대표)씨가 세종 18년에 발생한 대식(對食) 스캔들을 사극코메디로 꾸며 지난해 11월 초연해 호평받았다. 연극은 욕망을 억압했던 구중궁궐을 배경으로 왕세자 부부와 내관 용보와 부귀, 궁녀 소쌍과 단지, 석가이 등 일곱 남녀의 얽히고 설킨 욕망과 치정을 대담하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왕조시절 억압 받던 여성의 성과 금기시됐던 동성애, 성적 불구자로 취급됐던 내관의 욕망을 정면으로 응시한 것이 독특하다.
연출가 고선웅씨는 “욕망의 포기를 강요받던 얼토당토 않던 왕조시대에도 마치 마리화나처럼 비밀스럽게 삶에서 피어오르던 욕망을 그려서 현재 우리의 자유를 깨닫고 그만큼의 행복과 책임을 생각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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