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국마임' 30일 개막
인간의 근원적인 움직임에 가장 가까운 예술인 마임. 국내 내로라하는 마임이스트들이 총출동하는 마임 향연이 늦가을 대학로를 물들인다.
한국마임협의회가 30일부터 내달 11일 대학로 우석레파토리씨어터에서 개최하는 '2007 한국마임'. 매년 가을 마임의 현주소를 조망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했다.
유진규(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 유홍영(극단 사다리 예술감독), 남긍호(극단 호모루덴스 컴퍼니)를 비롯해 고재경, 현대철, 강정균, 이경렬, 코포럴씨어터 몸꼴 등 마임이스트 25명의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지난 9월 타계한 현대 마임의 거장 마르셀 마르소 추모의 밤, 한국 공연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파악하기 위한 토크 퍼포먼스가 특별 행사로 마련돼 더욱 풍성해졌다.
내달 2일 열리는 마르소 추모의 밤은 프랑스 마르셀마르소 학교를 졸업한 남긍호, 이태건, 노은정이 추모식과 추모 공연으로 꾸민다.
내달 9일 대학로 레스토랑 장(張)에서 열릴 토크 퍼포먼스는 이야기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독특한 행사로 '트렌드, 물결, 흐름'이라는 제목 하에 마임이스트 조성진 등이 출연해 한국 공연예술의 향방을 타진한다.
릴레이로 선보여질 공연 가운데 유진규의 '있다? 없다!?'는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가 소재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오브제를 등장시켜 사물의 존재 의미를 묻는 작품으로 조승희는 성냥, 한지, 손전등, 물 또는 좁쌀, 물컵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오브제로 취급된다.
유진규 씨는 "주변의 모든 것이 영향을 미쳐 조승희라는 개인을 형성한 것"이라면서 "이미 죽어 실체는 없으나 우리 뇌리에는 하나의 사회적인 상징으로 각인돼 있는 조승희의 의미를 묻는 마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사랑과 베품을 뭉클하게 그려낸 '아낌없이 주는 나무'(극단 마음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핏줄'(On Mom company), 소통을 가로막는 얇은 막을 걷어내려는 애처로운 몸짓을 선보이는 '1mm의 1/1000'(코퍼럴씨어터 몸꼴) 등도 관심을 모은다.
마르셀마르소 추모의 밤 티켓은 전석 1만원, 전체 공연 관람권은 3만원에 판매한다.
평일 8시, 토 7시, 일 4시ㆍ7시. 1만-1만5천원. ☎02-325-8150.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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