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가 숨쉬는 희극 <사랑의 헛수고>
[%%TAGSTORY1%%]
영국 글로브극장(예술감독 도미닉 그룸굴)이 25일 오후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극 <사랑의 헛수고(Love's labour's lost)>를 한국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국립극장의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27일까지 공연되는 <사랑의 헛수고>는 순결 서약을 맹세한 나바르 왕국의 젊은 왕과 친구들이 프랑스 공주와 그 친구들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로맨스를 다뤘다. 정통 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유명한 런던 글로브극장의 작품인 만큼 셰익스피어 마니아는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공연이다.
런던 템스강변 서톡에 위치한 글로브극장은 셰익스피어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할 정도로 셰익스피어 당대의 극장 무대에 당시 작품 형태를 그대로 재현해 공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대에 세워진 최초의 상설 연극 무대로 셰익스피어가 배우이자 극작가로 활동하며 상주하던 ‘더 시어터’가 전신이다. 셰익스피어는 이곳에서 <줄리어스 시저>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 <햄릿> 등 자신의 후기 작품 대부분을 올렸다.
<사랑의 헛수고>는 정통 영국무대와 의상으로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르네상스 말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떠들썩한 희극답게 극도의 오해와 의인화, 만취, 난잡한 파티, 황당한 실수들이 연속적으로 신나게 펼쳐진다. 거기에 ‘thy(너의)’와 같은 16세기 고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셰익스피어 언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말장난, 각운, 단어들의 독특한 조합, 괴기스런 신조어, 패러디 등으로 점철된 재기발랄한 대사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백파이프, 드럼, 호른, 퉁소, 허디거디(옛 현악기) 등으로 연주되는 음악도 당시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02)2280-4115~6.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영상 은지희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