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안무가 안애순(안애순무용단 예술감독) 씨. 올해 초 ‘백색소음’이라는 신작을 발표했던 그가 30일과 31일 다시 신작 ‘3 Tenses’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2002년 초연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아이고’도 함께 무대에 올려진다. 연합.
스테이지2010 신작 '3 Tenses' 초연 안무가 안애순씨
"'오래된 정원' 같은 데서나 보게 되는 그런 스토리를 가진 분이 있어요. 대학 때 운동권이었던 사람과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이에서 난 아기를 혼자 키우고…. 그 애가 자살을 하고. 역사의 큰 흐름 속에 운명적인 삶을 살아온 그런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과거ㆍ현재ㆍ미래 세 개의 시제(時制:tense)에 대한 얘기로 걸러내고, 우리 모두의 얘기로 풀어내게 됐죠."
30일과 31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자신이 만든 신작 '3 Tenses'의 첫 선을 보이는 안무가 안애순(안애순무용단 예술감독) 씨는 새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을 이렇게 얘기한다.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 감독은 '3 Tenses'가 어떤 작품이냐는 질문에 무대의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듯 작품의 내용을 말로 펼쳐 준다.
"첫 장은 과거죠. 3명의 무용수가 나와 전쟁, 폭력이나 투쟁 또는 평화, 이런 거를 내걸면서 개인 보다는 '우리'를 강요받았던 시절을 그립니다. 투쟁적 느낌을 주는 러시아 음악이 배경으로 깔립니다. 거기에 우리 독립선언문, 국민교육헌장 같은 것이 나오면서 폭력적인 행위들이 들어가 있어요. 둘째 장은 현재예요. 또 다른 3명의 무용수가 등장합니다. 집단적인 것에서 벗어나 개인을 이야기하죠. 사랑, 자유, 고독, 소외감을 표현합니다. 몸 움직임은 굉장히 마임 느낌을 주고 조용하지만 긴장감이 있어요. 지하철 안에서 어떤 여자가 노래를 불러요. 실제 음악이에요. 무용수들은 자신의 얘기를 읊조리듯 하죠. 마지막 장은 역시 다른 3명이 어우러지면서 미래를 나타냅니다. 과거와 현재에 있었던 음악들이 함께 섞이면서 여러나라의 언어들이 들어와요. 다국적이고 다문화적인 것들이에요. 혼란스럽기도 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표현하죠. 그렇지만 그 속에 작은 희망이 같이 있는 것을 몸동작으로 얘기하게 됩니다."
이번 작품에서 안 감독이 추구한 것은 과거의 춤 콘셉트과 스타일과는 좀 다르다.
"춤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 같은 것이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춤이 화려하고 에너지가 가득찬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가지면서 언어적인 구실을 할 수 있는 움직임을 갖고 가도록 작품을 풀어나가고 있어요."
첫 장에서 폭력적 행위를 표현하는 움직임들이 있지만 무용 전체의 흐름은 잔잔하다는 것이 안 감독의 말이다. 그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
"모든 분야를 심혈을 기울여 하고 있지만 일단 무대미술 쪽에서 강력코드로 들어오게 될 거예요. 무대 배경에 7-8개의 벽 조각이 서 있어요. 거기서 끊임없이 스티로폼 같은 하얀 물체들이 폭포같이 쏟아지고, 그것이 넘치면서 무대 바닥까지 흘러내리죠. 무용수들이 그 걸 감당해서 춤을 춰야죠. 마지막까지는 넘쳐흐르는 스티로폼으로 무대가 덮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대의 주 색깔은 회색 톤이죠. 스티로폼은 흰색일 거구요."
이번 공연에는 약 40분 길이의 '3 Tenses' 전에 2002년 초연돼 일반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작품인 '아이고'가 먼저 무대에 올려진다. 그래서 공연 타이틀도 '3 Tenses + 아이고'다.
"'3 Tenses'는 아무래도 좀 진지하고 우울할 수 있겠죠. (관객 입장에서) 집중력도 있어야 할 거고. '아이고' 같은 경우는 보통 관객들이 추상적이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현대무용을 리허설 뒷장면 같은 것을 공개하면서 친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작품이에요. '아이고!'는 실수할 때 말하는 감탄사잖아요. 무용수들이 많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들과 실수하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조금 더 움직임, 춤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거지요." 다섯 해 전 작품을 다시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것은 그동안 무용관객이 크게 늘었음에도 여전히 무용수들과 관객들 사이에 소통의 부재현상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용공연이 일반관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마니아 관객들을 위한 장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시도다. '아이고'에서는 무용수들이 피아노도 치고, 노래도 하고, 대사도 한다. 음악을 깔아놓고 추는 춤이 아닌,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춤이다. 한 가지 특징은 몸동작이 매우 과격하다는 점이다. 작품 중간에 '저러다가 다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에 '아이고' 연습하면서 두 명이 인대가 파열됐어요. 영국에서 갓 돌아온 여자단원이 연습 중에 다쳐서 깁스를 한 상태이고 대신 들어간 남자무용수가 또 그래가지고 출연을 못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굉장히 괴로워요. " 안애순 감독이 안무한 춤은 몸을 좀 많이 쓰는 편이다. 그만큼 무용수들의 연습과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신 관객 입장에서는 긴장감이나 몸의 움직임에 대한 감동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안애순무용단은 그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연예술축제에도 자주 초청돼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이 끝난 후에는 다음달 내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현대공연예술제 폐막작으로 올해 초 발표된 '백색소음'이 초청받아 그 준비로 바빠질 것 같다는 게 자리를 뜨며 하는 안 감독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3 Tenses'는 아무래도 좀 진지하고 우울할 수 있겠죠. (관객 입장에서) 집중력도 있어야 할 거고. '아이고' 같은 경우는 보통 관객들이 추상적이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현대무용을 리허설 뒷장면 같은 것을 공개하면서 친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작품이에요. '아이고!'는 실수할 때 말하는 감탄사잖아요. 무용수들이 많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들과 실수하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조금 더 움직임, 춤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거지요." 다섯 해 전 작품을 다시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것은 그동안 무용관객이 크게 늘었음에도 여전히 무용수들과 관객들 사이에 소통의 부재현상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용공연이 일반관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마니아 관객들을 위한 장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시도다. '아이고'에서는 무용수들이 피아노도 치고, 노래도 하고, 대사도 한다. 음악을 깔아놓고 추는 춤이 아닌,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춤이다. 한 가지 특징은 몸동작이 매우 과격하다는 점이다. 작품 중간에 '저러다가 다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에 '아이고' 연습하면서 두 명이 인대가 파열됐어요. 영국에서 갓 돌아온 여자단원이 연습 중에 다쳐서 깁스를 한 상태이고 대신 들어간 남자무용수가 또 그래가지고 출연을 못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굉장히 괴로워요. " 안애순 감독이 안무한 춤은 몸을 좀 많이 쓰는 편이다. 그만큼 무용수들의 연습과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신 관객 입장에서는 긴장감이나 몸의 움직임에 대한 감동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안애순무용단은 그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연예술축제에도 자주 초청돼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이 끝난 후에는 다음달 내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현대공연예술제 폐막작으로 올해 초 발표된 '백색소음'이 초청받아 그 준비로 바빠질 것 같다는 게 자리를 뜨며 하는 안 감독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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