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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독한 ‘카르멘’ 대 강한 ‘비올레타’

등록 2007-11-01 19:39

대형 오페라 3편 무대 대결
대형 오페라 3편 무대 대결
대형 오페라 3편 무대 대결
올 가을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는 수입산과 국내산의 대결이 펼쳐진다. 한국오페라단이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라 트라비아타>와 예술의전당이 기획·제작한 <카르멘>, 여기에 지난해 서울 공연 이후 지역을 돌며 공연하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도 가세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비제의 <카르멘>, 둘 다 사랑을 잃고 목숨까지 잃어야 하는 비운의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적극적 여성상’을 표현하려 애썼다는 점이다. 시대 조류의 반영인 셈이다. 한국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의 마지막 장면에서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품에서 죽지 않는다. “나의 아픔이고, 나의 질병이에요”라며, 제발로 발코니에 걸어나가 죽는다. 예술의전당 <카르멘>의 엔딩 장면도 원작과 다르다. 돈 호세가 휘두르는 분노의 칼을 맞는 대신 카르멘 자신이 칼을 향해 뛰어든다.

유럽 무대의 한국 성악가 뭉친 ‘카르멘’
이탈리아 거장이 빚은 ‘라 트라비아’
원작 현대성 살린 국산 ‘라 트라비아타’
유명 오페라 3편 나란히 3색 매력 뽐내

대형 오페라 3편 무대 대결
대형 오페라 3편 무대 대결
■ 감각적 연출로 빚은 이탈리아산 <라 트라비아타>=지난 5월 국내에서 공연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를 연출한 이탈리아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의 작품이다. ‘미감’을 중시하는 피치답게, 외모가 출중한 외국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상반신 누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리날도>가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다면, <라 트라비아타>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극장 무대를 통째로 공수해 온다. 피치는 무대와 의상뿐만 아니라 소품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1막에서는 무대를 2개의 공간으로 나눠, 침실과 연회장을 동시에 보여준다. 흰색과 검은색, 빨간색과 청색 등 강렬한 색채로 현대적인 무대를 꾸몄다. 한국오페라단 박기현 단장은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무대”라고 말했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엘레나 로씨, 알프레도 역에 제임스 발렌티/안드레아 카레. 지휘 마르코 잠벨리, 연주 서울클래시컬플레이어즈. 15~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31만원. (02)587-1950~2.

■ 유럽서 활동중인 한국 성악가들의 <카르멘>=예술의전당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 여름 독일의 하노버 국립극장에서 출연자 선정을 위한 오디션을 열었다. 해외파 성악가들에게 국내 무대에 설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40여명이 참여한 이 오디션에서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바리톤 신대희, 바리톤 김지현 등 유럽의 오페라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성악인들을 발굴했다. 훤칠한 키의 최승현은 심사위원 전원이 “이보다 더 카르멘다울 수 없다”며 만장일치로 낙점한 케이스. 무대는 투우장, 담배공장, 선술집 등 스페인 세비야의 풍광을 실감나면서도 상징적으로 재연한다. <안드레아 셰니에> <마술피리> 등의 최지형 연출. 카르멘 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최승현, 돈 호세 역에 테너 강무림/이원준. 지휘 카를로 팔레스키,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14~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만~12만원. (02)580-1300.

■ 대구오페라축제 대상 받은 국산 <라 트라비아타>=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원작이 머금고 있는 사회성에 주목한다. 몸 파는 여자라는 신분 탓에 진정한 사랑을 포기해야만 했던 비올레타의 사연을 ‘사회적 편견이 빚어낸 잔혹한 비극’이라는 관점으로 풀어낸다. 철학도 출신의 독일 연출가 볼프람 메링은 “예전에도,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동시대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라며 “무대 위에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모습이 거울을 보는 것처럼 적나라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합창단은 지난주 막을 내린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이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신지화/오미선, 알프레도 역에 테너 박현재/류정필. 지휘 번디트 웅그랑시, 연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3~4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1만~7만원. 티켓링크 1588-789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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