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성·손석 전, 시점따라 형상·색깔 달라져
위아래 그림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배준성의 렌티큘러 회화. 시점을 이동하면 옷을 벗거나 입은 여인이 보인다.
시점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손석의 ‘기다림’.
배준성이 영리한 디지털이라면 손석은 미련한 아날로그. 둥근 캔버스에 골지게 물감을 쌓아 그림을 그렸다. 쌓아올린 골에 이빨처럼 다릿발을 세워 형상을 만들었다. 회화와 부조의 중간지대다. 그 역시 이동함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고 돌올해 보이기도 하는 여러 장의 그림을 보여준다. 다릿발 위와 좌우 색깔을 일괄적으로 달리하고, 골의 바탕색이 시점이동에 따라 보이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여기에 캔버스를 둥글게 한 것이 착시효과를 더한다. 소재는 주로 도자기와 코끼리. 우툴두툴한 질감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인사아트센터 (02)736-1020. 잔다리 갤러리(02-323-4155)에서 18일까지 열리는 전시회 ‘하이브리드’에서는 사진인지, 그림인지, 조각인 헷갈리는 작품들이 걸렸다. 해골조각은 벌거벗은 여체 사진을 잘라붙여 만들었고(강영민) 정육면체로 바뀐 사과사진은 점점 잘라져 씨방을 보여준다(권정준). 반짝이는 공에 풍경사진이 인화돼 있고(베른트 할베어), 자신의 작업실 사진에 색을 칠했다(양연화). 배준성의 작품은 여기에도 걸렸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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