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
‘괌 마라톤’서 5㎞ 완주, 8천달러 기부
"제 인생에 가장 신나는 기부였습니다."
가수 김장훈이 11일 오전 괌에서 열린 '제16회 PIC 괌 국제 단축 마라톤 대회(The 16th PIC Guam International Road Race)'의 5㎞ 부문에 도전했다.
중도 하차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그는 37분30초, 이 부문 참가자 총 700명 중 한 절반인 350등으로 결승선을 갈랐다.
10m를 뛸 때마다 16달러씩 총 8천 달러를 적립, 괌 한글학교인 '꿈터'와 국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이레 공부방'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기부 차원인 만큼 그는 폭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12월21~24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제목 '김장훈의 원맨쇼'처럼 기부를 향한 그의 행진은 멈출 줄을 몰랐다.
다음은 완주 직후 만난 김장훈과의 일문일답.
--레이스 도중 어떤 생각이 들던가.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어쩌다 괌까지 와서 외국 사람들이랑 섞여 이렇게 뛰고 있나. '그냥 기부금만 송금할 걸'이란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뛰고 나니 기분은 정말 좋다. 뛰는 도중 배가 두 번이나 아파 고생했지만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평소 운동을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완주한 소감은. ▲마라토너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내 인생에서 진짜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뭔가 하나를 안 한다면 그게 바로 마라톤이었다. 하지만 무척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기부랄까. 좋은 일 하면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김장훈 씨와 PIC가 반씩 기부금을 출현, 괌 한글학교 '꿈터'와 국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이레 공부방' 후원금으로 전달한다는데. ▲사실 전 세계에 한국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운동과도 연계돼 있다. 꿈터에 지원하는 것은 교민 아이들이 한글과 우리의 문화를 바로 배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김장훈 씨의 릴레이 기부를 본받아 요즘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가 늘고 있다. ▲예전엔 '기부는 의무'라고 얘기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얘는 하는데 왜 너는 안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안한다고 욕할 건 없다. 그래서 말을 아꼈지만 이젠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겐 의무'라고 얘기하고 싶다. 후배들의 동참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언젠가 MBC TV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정준하, '놀러와'에 출연한 토니안이 '김장훈 선배를 보고 느꼈다'며 선행 의사를 밝혀 존경스러웠다. 토니안 같이 젊은 세대에 영향력 있는 친구들이 앞장 선다면 얼마나 좋나. --복날, 동네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한 모습을 본 한 팬이 본받아 '생애 처음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금을 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다. ▲(웃음) 서울 마포구 현석동 아파트에 사는데 이웃들이 정말 시골 사람들처럼 따뜻하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는 순창 고추장, 감자를 내게 주신다. '화천 쪽배 축제'에 갔는데 동네 두 가족이 '밤섬 XX 아파트'란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왔더라. 난 복날 어르신에게 삼계탕과 황토팩을 대접한 것 뿐이다. 어린이날엔 아이들과 동네 팔각정에서 자장면과 탕수욕도 먹는다. 그저 엄마, 누나 우리 가족과 이웃부터 챙긴 다음에 주위를 둘러봐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올해 기부액은 얼마나 되나. ▲솔직히 정확히 계산해보진 않았다. 지난해까지 대략 40억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올해는 새 소망의 집, 가출 청소년을 위한 버스인 꾸미루미, 카이스트 과학 발전 기금, 반크, 소년가장 돕기 등 3억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연말께 3~4억원의 대규모 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나에겐 미리 쓰는 가계부가 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괌=연합뉴스)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어쩌다 괌까지 와서 외국 사람들이랑 섞여 이렇게 뛰고 있나. '그냥 기부금만 송금할 걸'이란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뛰고 나니 기분은 정말 좋다. 뛰는 도중 배가 두 번이나 아파 고생했지만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평소 운동을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완주한 소감은. ▲마라토너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내 인생에서 진짜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뭔가 하나를 안 한다면 그게 바로 마라톤이었다. 하지만 무척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기부랄까. 좋은 일 하면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김장훈 씨와 PIC가 반씩 기부금을 출현, 괌 한글학교 '꿈터'와 국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이레 공부방' 후원금으로 전달한다는데. ▲사실 전 세계에 한국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운동과도 연계돼 있다. 꿈터에 지원하는 것은 교민 아이들이 한글과 우리의 문화를 바로 배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김장훈 씨의 릴레이 기부를 본받아 요즘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가 늘고 있다. ▲예전엔 '기부는 의무'라고 얘기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얘는 하는데 왜 너는 안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안한다고 욕할 건 없다. 그래서 말을 아꼈지만 이젠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겐 의무'라고 얘기하고 싶다. 후배들의 동참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언젠가 MBC TV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정준하, '놀러와'에 출연한 토니안이 '김장훈 선배를 보고 느꼈다'며 선행 의사를 밝혀 존경스러웠다. 토니안 같이 젊은 세대에 영향력 있는 친구들이 앞장 선다면 얼마나 좋나. --복날, 동네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한 모습을 본 한 팬이 본받아 '생애 처음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금을 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다. ▲(웃음) 서울 마포구 현석동 아파트에 사는데 이웃들이 정말 시골 사람들처럼 따뜻하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는 순창 고추장, 감자를 내게 주신다. '화천 쪽배 축제'에 갔는데 동네 두 가족이 '밤섬 XX 아파트'란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왔더라. 난 복날 어르신에게 삼계탕과 황토팩을 대접한 것 뿐이다. 어린이날엔 아이들과 동네 팔각정에서 자장면과 탕수욕도 먹는다. 그저 엄마, 누나 우리 가족과 이웃부터 챙긴 다음에 주위를 둘러봐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올해 기부액은 얼마나 되나. ▲솔직히 정확히 계산해보진 않았다. 지난해까지 대략 40억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올해는 새 소망의 집, 가출 청소년을 위한 버스인 꾸미루미, 카이스트 과학 발전 기금, 반크, 소년가장 돕기 등 3억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연말께 3~4억원의 대규모 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나에겐 미리 쓰는 가계부가 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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