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22일 타계한 현대발레의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는?

등록 2007-11-23 01:19

22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타계한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에게는 '20세기 발레의 혁명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그는 무용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철학적 주제와 사회적 이슈를 작품에 담았고 꾸준히 금기에 도전하는 작품을 내놓으면서 세계 무용계의 대스타로 추앙받았다.

1927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에 연극과 오페라에 빠졌다가 무용을 접한 뒤 발레로 방향을 틀었다.

18세에 마르세유 발레단에 입단했고 스웨덴 왕립발레단에서도 활동했던 그는 고전 발레와 결별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출세작인 '한 남자를 위한 교향악'(55년)을 시작으로 '봄의 제전'(59년), '볼레로'(60년),'현재를 위한 미사'(67년) 등 무용사전에 오른 주요 작품만 50여편에 이르고 전체 안무작도 250편이 넘는다.

고인의 가장 큰 예술적 공로 중 하나는 남성 무용수의 지위를 높였다는 것. 한 세기가 넘도록 여성 무용수의 그늘에 가려 보조적 역할을 해온 남성 무용수를 무대 중앙으로 이끌어내 이들의 관능미와 아름다움을 작품에 부각시켰다.

또 '현재'를 수용해 전자 음악, 재즈, 아방가르드 음악 등 비전통적 표현기법을 발레와 섞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고전 발레의 전유물인 포인트 슈즈와 정통 기교를 강조해 그의 작품은 현대 발레이면서도 고전적 정형미를 간직하고 있다.

고인은 또 한 사람의 일대기를 주제로 한 일종의 극적 발레를 창안해 '니진스키', '말로', '에바 페론' 등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1987년 자신을 세계적인 무용가로 키워 준 벨기에를 떠나 스위스 로잔에 정착하고 발레단 이름도 '20세기 발레단'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으로 고쳤다.

'베자르 발레 로잔'은 2001년과 2005년 한국에서 두 차례 내한 공연을 가졌으나 고인은 각각 심장질환과 고령을 이유로 두번 모두 방한하지 못했다.

그는 오페라와 연극 연출, 영화제작 등에도 손을 댔을 정도로 예술 전반에 재능을 보였으며 뛰어난 글재주로 '무용의 다른 노래', '타인의 생 속의 한 순간', '누구의 인생인가' 등 안무 노트와 무용철학을 담은 책도 출간했다.

1984년 고인의 '20세기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은 고인에 대해 "정말 훌륭한 예술가였다. 제가 안무가의 길을 걷게 된 데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제임스 전은 "특히 고인의 작품 '볼레로'는 더이상 그보다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안무가로서 볼레로 음악을 만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정도"라며 "발레단에 있을 당시 '세상을 떠날 때 내 작품도 함께 무덤에 묻겠다'고 했던 말씀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nann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