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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돈 냄새가 맡고 싶으면 화폐박물관을 가 보라

등록 2007-11-26 18:08

세계의 화폐실
세계의 화폐실
돈싫어하는 사람 없다.

쓸 수는 없어도 실컷 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이 그런 데다. 2001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건물을 박물관으로 고쳐 열고 올해 6월에는 전관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개관했다. 1~2층 모두를 돈과 돈에 관한 모든 것으로 전시하고 있다.

일본인 다쯔노 깅코가 설계하여 1911년부터 조선은행 본관으로 활용해오다 1950년 6월 한국은행이 만들어지면서 본관으로 활용되어온 이 건물은 르네상스 양식을 바탕으로 절충식 기법으로 건축되었다.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화강암 외벽으로 마감했다.

초승달 모양으로 될 출입로를 올라 문을 열고 들어가면 탁 틘 우물정자의 홀이 나온다. 가운데에는 △우리의 중앙은행 △화페의 일생 △돈과 나라경제 △화폐광장 등 몇가지 테마로 나누어 각종 시청각 자료와 유물이 전시돼 있고 왼쪽 복도에는 상평통보의 모든 것이 전시돼 있다.

세계의 화폐실
세계의 화폐실

금고 모형
금고 모형

재밌는 것은, 전시된 지폐에 표시된 `사용할 수 없는 본보기용'이란 표기의 변화상.

일제때는 見樣으로 표시하다가 해방뒤에는 見樣과 SPECIMEN으로 병용하고 6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견양'이라는 한글 표기가 등장한다. 물론 한자와 영문도 함께 사용했다. `보기'라는 표기가 등장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왼쪽 나선식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 한은갤러리, 기획전시실, 체험학습실, 세계의 화폐실, 모형금고 등이 배치돼 있다. 한은갤러리에서는 ‘겨울바람, 봄꽃’이라는 제목으로 한은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임직순, 김원, 노수현, 김인승, 김정현 등의 17명의 작가들이 그린 그림이 걸렸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국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한두 점씩 구입해온 작품 가운데 주제에 맞는 것으로 골랐다. 은행쪽은 정부의 시책에 따라 작품을 구입해 왔는데, 학예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직원이 외부의 자문을 받아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예사를 둔 것은 최근의 일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화폐로 보는 세계사 명장면’이 열리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각 나라의 화폐를 6가지 주제로 나누어 세계사를 일별하도록 구성했다. 탐험과 모험의 시대, 독립-건국의 아버지, 전쟁-피와 눈물로 얼룩진 삶의 모습, 전진 또 전진=세계를 내 품 안에, 풍운아-세계를 품다, 대립에서 공존의 시대로 등으로 나누어 13세기부터 21세기를 아우르고 있다. 백남주 학예연구사는 세계 각국의 화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이 담겨있다면서 화폐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말했다.

체험학습실에는 각 나라의 화폐이미지를 건드리면 그 나라의 정보가 뜨게끔 하거나, 나라가 표기된 칸을 서랍에서 끄잡아내면 해당 국가의 화폐와 관련 자료를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또 모형금고를 두어 각종화폐를 보관·운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실제 화폐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거 진짜 돈이요?” 라는 것. 기자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은행 총재와 비서실이 있던 중2층은 금과 화폐실, 화폐기기실, 기증화폐실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다. ‘금과 화폐실’에는 옛적 한은에서 금을 구입해 보관하던 당시 금을 구입해 분석하고 녹여서 금괴로 만드는 과정 등이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고 정밀천칭도 함께 보여준다. 화폐기기실에는 위폐나 못쓰게 된 지폐를 구별해내던 기계가 실물로 전시돼 있으며 폐화폐를 잘게 썰어 재활용한 보도블록, 완충재 등이 전시돼 있다. 기증실에는 민간 수집가들과 전 한국은행 간부가 기증한 각국 화폐가 전시돼 있다.

통로에는 만원, 오천원, 백원권 폐지폐를 잘게 썰어 만든 ‘돈방석’ 벤치가 놓여 있어 다리쉼을 할 수 있다.

돈이 많은 곳이라서 경비원이 많지만 차림과는 달리 무척 친절하다. 입장료는 없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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