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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세계를 홀린 ‘조택원의 춤’ 속으로

등록 2007-11-26 21:40

1933년 초연한 ‘가사호접’ 무대에 선 조택원의 모습.
1933년 초연한 ‘가사호접’ 무대에 선 조택원의 모습.
탄생 100주년 ‘재현, 복원, 창조’ 전
월북 무용가 최승희(1911~67)와 더불어 한국 근대 춤의 선구자로 꼽히는 조택원(1907~1976)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예술을 재조명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조택원은 최승희와 나란히 일본 근대 무용가 이시이 바쿠에게 서양 모던댄스를 배운 뒤 우리 전통 춤을 접목해 한국 신무용의 공연미학을 정립한 거장이다. 특히 한국 최초의 무대무용가로 일제 강점기인 1937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무대에서 활동했으며, 해방 직후에는 현대무용사의 거장 루스 세인트 데니스의 후원으로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하는 등 1500여 차례 해외공연으로 한국 춤의 세계화에 이바지했다. 이승만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3년간 타국에서 머무르다 1960년대 초반 귀국한 뒤 많은 제자를 길러내는 등 한국 무용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1974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제1호를 수상했다.

조택원기념회가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신무용 레퍼토리를 복원한 ‘재현, 복원, 창조’ 공연을 오는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1부에서는 ‘영상으로 만나는 조택원의 삶과 예술-무상’이라는 제목으로 조택원의 1956년 일본 공연 실황 필름을 포함해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2부는 그의 신무용 레퍼토리를 재현·복원하는 무대로 꾸민다.

특히 2부에서는 그의 춤계보를 잇는 국수호(가사호접), 조홍동(신노심불로), 정재만(학), 양성옥(고독), 김윤수 김미애(춘향조곡) 등 한국 최고의 춤꾼들과 발레의 김순정, 현대춤의 김형남(만종) 등이 출연해 대선배의 신무용 명작들을 선보인다.

현대무용가들, ‘학’ ‘만종’ 등 레퍼토리 복원 무대로
춤인생 다큐·출연 영화 ‘미몽’ 상영…유품 전시회도

2인무인 ‘만종’은 그가 1935년 밀레의 그림 ‘만종’에서 영감을 얻어 발표한 작품으로 1950년 하와이공연에서는 헐리우드 무용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엘로이즈 올소가 호흡을 맞췄으며, ‘신노심불로’는 1949년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았다. ‘고독’은 그의 제자이자 연인으로 유럽과 일본공연에서 수백회에 걸쳐 파트너로 활동했던 일본 무용가 오자와 준코를 위해 안무해준 산조 형식의 춤이다.


12월21일에는 옛 서울역사에서 ‘만종’ ‘가사호접’ ‘신노심불로’ 등의 작품과 함께 조택원이 1935년 발표한 초기 현대무용 안무작 ‘포엠’을 중진 현대무용가 류석훈이 재현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포엠’은 1937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공연돼 당시 세계적 안무가인 세르주 리파와 조택원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됐다.

또한 조택원이 출연한 영화 <미몽> 감상회도 12월12일 오후 2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다. <미몽>은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한국 영화로, 지난 5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1936년 양주남 감독, 월북 여배우 문예봉 주연, 조택원 조연으로 동양극장과 단성사에서 개봉해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그의 유품과 공연자료 등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 ‘기억과 상상’이 지난 20일부터 서울 대학로 춤자료관 연낙재(02-741-2808)에서 열리고 있다. 연낙재와 조택원기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시회로, 공연 팸플릿과 포스터, 작품사진, 춤 의상, 악보, 육필 원고 등 고인의 춤 인생을 담은 자료 20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부인 김문숙씨와 그의 춤 파트너였던 일본 무용가 오자와 준코, 무용월간지 <춤> 조동화 발행인 등이 기증한 자료들로, 국내 최초의 무용음악 악보로 알려진 ‘가사호접’과 ‘소고춤’ 악보를 비롯해 1949년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신노심불로’ 공연 때 조택원이 쓴 가면, 대표작 ‘가사호접’ 의상 등을 내년 6월30일까지 전시한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춤자료관 연낙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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