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선동’·뮤지컬 ‘그림손님’
연극 ‘선동’·뮤지컬 ‘그림손님’
조선시대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5)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 세계를 소재로 삼은 공연 두 편이 나란히 첫선을 보인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기획해 13~15일 올리는 연극 <선동>과 서울남산국악당 개관기념작인 영상소리극 <그림손님(畵客)>(20~30일).
단원의 그림 <선동취적도>(仙童吹笛圖)에서 제목을 따온 연극 <선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풍속화가로서의 모습만이 아니라 방대하고 다양한 그림을 남긴 천재 예술가를 연극으로 보여준다. 어스름한 새벽 죽음을 눈앞에 둔 노인 김홍도가 어린 시절 안산에서 표암 강세황(1712~1791)에게 화법을 배워 화선의 경지로 나아간 삶을 회상한 뒤 자기 그림 속 신선처럼 우화하는 모습을 그렸다. 독특한 신체극을 실험해온 양정웅(39·극단 여행자 대표)씨가 연출을 맡았고, 그의 어머니인 희곡작가 김청조(62)씨가 대본을 썼다. 양씨는 “현대 예술가들이 상상하고 해석한 김홍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이미지극으로 김홍도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배우와 제작진이 김홍도를 상상해 자유롭게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김홍도는 풍속화뿐 아니라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인물과 교류했던 사람”이라며 “풍속화가가 아닌 김홍도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동>은 단원의 생애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그의 주요 작품에서 모티브를 딴 이미지를 극으로 풀어낸다. 그림 속에 나오는 다양한 사물과 숨겨진 사물, 바람과 소리, 움직임 등을 배우들이 즉흥 몸짓이나 노래 등으로 구현한다. 배우 8명이 각 장마다 다른 김홍도를 연기한다. 에필로그와 프롤로그에 상영하는 짤은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더 픽처스>라는 작품으로 관심을 모은 이병협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단원의 생애·그림 속 사물
겸재와 사천의 각별한 우정
노래·몸짓·영상으로 풀어
재미있는 점은 무대 위에 객석을 꾸며 관객도 그림속의 소재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관객을 선착순 250명으로 제한한다. 극단 여행자의 배우 정해균, 전중용, 채국희, 박선희, 오유진, 김진곤, 강정임, 김지연, 안현숙 등이 출연한다. (031)481-4049.
<그림손님>은 겸재 정선의 예술세계를 국악기 음률과 아름다운 노랫말, 춤으로 표현하는 뮤지컬 같은 작품이다. 겸재의 진경유람 여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통해 노 화가의 열정과 그의 그림을 사랑한 벗 사천 이병연(1671~1751)과의 각별한 우정을 그렸다.
겸재는 사대부 출신이지만 환쟁이라는 비아냥도 개의치 않고 화가가 되어 여든 넘도록 붓을 놓지 않았다. 평생 1만3천구의 시를 남긴 당대의 문장가 이병연은 정선과 ‘시화상간(詩畵相看·시와 그림이 서로 마주본다는 뜻)’을 약속하고 겸재의 그림마다 일일이 화답 시를 남겼다. <그림 손님>은 전통예술 창작공모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유진의 작품으로, <남자충동> <천사의 발톱> 등 색깔 강한 공연을 선보여 온 연출가 조광화(42)씨가 각색과 연출을,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 온 작곡가 원일(40·창작그룹 푸리 대표)씨가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 중에 겸재의 대표작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우화등선> 등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조씨는 “쇼같은 느낌의 서양식 뮤지컬이 아니라 노래와 안무, 영상이 결합하는 영상소리극이란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갈수록 젊음은 추앙받고 노화는 비참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요즘 오랜 세월 묵묵히 작업을 하면서 경지를 이뤄내는 겸재의 예술혼을 담으려 했습니다. 공연을 보고난 뒤 겸재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국립극단 간판배우 오영수와 <대장금>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떠오르는 배우 한애리, 이영철, 추정화, 김윤태 등이 출연한다. (02)399-1190~1.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겸재와 사천의 각별한 우정
노래·몸짓·영상으로 풀어
‘그림손님’의 배우(겸재 역) 오영수, 작곡가 원일, 연출가 조광화(왼쪽부터 시계방향)
겸재는 사대부 출신이지만 환쟁이라는 비아냥도 개의치 않고 화가가 되어 여든 넘도록 붓을 놓지 않았다. 평생 1만3천구의 시를 남긴 당대의 문장가 이병연은 정선과 ‘시화상간(詩畵相看·시와 그림이 서로 마주본다는 뜻)’을 약속하고 겸재의 그림마다 일일이 화답 시를 남겼다. <그림 손님>은 전통예술 창작공모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유진의 작품으로, <남자충동> <천사의 발톱> 등 색깔 강한 공연을 선보여 온 연출가 조광화(42)씨가 각색과 연출을,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 온 작곡가 원일(40·창작그룹 푸리 대표)씨가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 중에 겸재의 대표작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우화등선> 등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조씨는 “쇼같은 느낌의 서양식 뮤지컬이 아니라 노래와 안무, 영상이 결합하는 영상소리극이란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갈수록 젊음은 추앙받고 노화는 비참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요즘 오랜 세월 묵묵히 작업을 하면서 경지를 이뤄내는 겸재의 예술혼을 담으려 했습니다. 공연을 보고난 뒤 겸재 작품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국립극단 간판배우 오영수와 <대장금>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떠오르는 배우 한애리, 이영철, 추정화, 김윤태 등이 출연한다. (02)399-1190~1.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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