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쓰리의 리더 윤준호(왼쪽)와 몽구스 리더 몽구가 자전거를 타고 있다. 오메가쓰리와 몽구스는 ‘기타 없는 3인조 록밴드’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음악적 동지다. 오메가쓰리는 델리스파이스 멤버 2명(윤준호, 최재혁)과 노브레인, 크라잉넛, 루시드 폴을 거쳐 강산에의 키보드 세션을 맡고 있는 고경천이 만든 밴드로서 ‘피아노록’이라는 새 갈래를 개척한 선구자다. 몽구스는 80년대 감성의 뉴웨이브를 21세기적으로 재해석해 “인디음악계의 차세대 거물”(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로 평가받는 기대주다.
홍대 앞 이달부터 릴레이 콘서트
오메가쓰리·몽구스 첫 ‘페달’
노래 틈틈 자전거 경험담 풀어놔
내년 5월께 대형 콘서트 계획
오메가쓰리·몽구스 첫 ‘페달’
노래 틈틈 자전거 경험담 풀어놔
내년 5월께 대형 콘서트 계획
홍대 앞 인디음악계에도 자전거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의 진원지는 오메가쓰리 리더이자 델리스파이스 베이스 주자인 윤준호(37). 그가 권유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사람이 벌써 10명이 넘는다. 애초 스쿠터를 사려던 몽구(몽구스 리더)도 그의 권유로 ‘미니벨로’(작은 바퀴를 쓰는 자전거)를 샀다.
그는 내친김에 자전거를 주제로 이색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일명 〈달려라 자전거〉. 멤버 모두 자전거족인 오메가쓰리와 몽구스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이어, 자전거를 타는 인디 음악인들이 돌아가며 매달 릴레이 콘서트를 열고, 내년 5월께는 한강에서 대규모 자전거 콘서트를 주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콘서트를 통해 자전거 문화를 확산하고, 자전거 도로나 관련 법규 등 미비점도 해결해 보려는 포부가 야무지다.
인디음악계에서 자전거를 즐겨타는 밴드로는 노브레인, 피터팬 콤플렉스, 더 멜로디 등이 있다. 포크 가수 김세환·김창완·김현철·윤도현밴드의 기타리스트 허준·크라잉넛의 베이스 한경록·이한철 등도 자전거족이다.
윤씨는 “제가 집이 상암동인데 압구정동에 약속이 있을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며 “한강변 자전거 도로를 타면 20분밖에 안 걸린다”고 자랑했다. “주차 걱정 안 해도 되고 약속 시간도 지킬 수 있으며, 건강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1석4조의 자전거 문화를 공연을 통해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콘서트에서 노래를 하는 틈틈이 자전거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영상과 이야기로 풀어놓을 예정이다.
춘천이 고향인 몽구(본명 김준수·25)는 “중학교 때 자전거로 소양대교를 건너면서 노을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며 “문학적 감수성과 꿈을 갖게 해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릴레이 콘서트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자전거나 길에 대한 저의 사연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가능하면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전거 콘서트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외국의 경우,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워프투어를 비롯해,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공연이나 페스티벌이 많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페스티벌이 생긴다면 의미있는 청년문화가 싹트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자전거와 인디음악은 닮은 구석이 많다. 세상의 주류들과 긴장하며 조용히 세를 불리고 있다는 점이 그렇고, 가난하되 비루하지 않다는 점이 그렇다. 둘이 만나 어떤 풍경을 이뤄낼지 자못 기대된다. 14일 저녁 8시 홍대 앞 상상마당. (02)330-620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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