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잊혀진 계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작사가 박건호 씨가 9일 오후 10시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8세.
1949년 강원도 원주 출생인 고인은 1972년 '모닥불'을 발표하면서 작사가가 됐다. 이후 '내 곁에 있어주' '잊혀진 계절' '아! 대한민국' '빙글빙글' '환희' '모나리자' '어젯밤 이야기' '오직 하나뿐인 그대' '슬픈 인연' 등 3천여 곡을 작사하며 당대 최고의 작사가로 활동했다.
작사가 이전에 시인을 꿈꿨던 그는 문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969년 불과 스무 살 나이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서문이 실린 '영원의 디딤돌'이란 시집을 펴낼 정도로 글재주가 좋았던 그는 작사가로 명성을 얻은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다수의 가사집과 시집을 펴냈다.
시집으로 '영원의 디딤돌' '타다가 남은 것들' '고독은 하나의 사치였다' '추억의 아랫목이 그립다' '기다림이야 천년을 간들 어떠랴', 가사집 '모닥불' '콩나물에 뿌린 물빛사랑' 에세이 '오선지 밖으로 튀어나온 이야기' 등 10여 권을 펴냈다.
고인은 1980년 대 후반 뇌졸중으로 언어장애와 손발이 마비되는 중풍을 앓았으며 신장과 심장 수술 등을 받고 오랜 투병 기간에도 작사가이자 시인으로서의 열정을 잃지 않았다.
발인은 12일 오전이며, 유족으로는 부인 이금림(55) 씨와 두 아들이 있다. ☎ 02-3410-6901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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