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 사이먼 래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토마스 합창단, 비비시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
내년을 생각하면, 음악 팬들은 벌써 배부르다. 여느 해보다 더욱 화려한 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미리 공연을 점찍어 두어야 할 만한 주요 스타들의 면면을 장르 별로 찬찬히 살펴본다. 편집자
클래식
LA 필하모닉 첫 만남…베를린의 감동도 다시 한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으로 치면 2007년은 심심한 해였다. 이에 반해 2008년은 성찬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먼저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몇 차례 러브 콜에도 응하지 않던 콧대 높은 악단의 첫 내한 공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에사 페카 살로넨이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한다. 2005년 서울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는다. 상반기에도 실속 있는 공연들이 줄지어 있다. 먼저, 1743년 결성된 세계 최고(最古)의 관현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내한해 바흐의 전곡을 성 토마스 합창단과 함께 연주한다. 멘델스존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이 악단을 연주한 것으로 유명하며, 푸르트벵글러, 부르노 발터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거쳐갔다. 3월에는 영국의 정상급 관현악단 둘이 잇따라 내한 공연을 펼친다. 먼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와 함께 온다. 유로프스키는 2006년 부임 이후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한층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는 신예. 3월 11일 세종문화회관(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협연), 13일 예술의전당(피아니스트 백건우 협연). 이어 비비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임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와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한다. 3월 21일 통영, 22일 대전, 23일 김해, 25일 서울, 26일 구미. 통영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협연하고, 구미, 서울, 김해에서는 신세대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헝가리 출신 세계적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의 첫 내한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2월 22일 예술의전당에서 헝가리의 명 첼리스트인 미클로시 페레니와 협연하고, 24일에는 독주회를 연다. 세계 피아노 듀오의 독보적 존재인 ‘듀오 라베크’ 자매는 2월 20일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등을 연주한다. 이밖에 ‘바흐 여제’ 피아니스트 안젤라 휴잇이 연주하는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상반기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고음악 공연인 ‘계몽시대 오케스트라&클레어 칼리지 합창단 내한 공연’, 미클로시 페레니, 데이비드 게링가스 등이 출연하는 첼로 빅5 콘서트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팝·록
록밴드 마이 케미컬 첫선…비욕의 카리스마 속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가수 비욕의 첫 내한 공연이다. 신비롭고 동화적인 카리스마로 뭉친 싱어송라이터 비욕은 지난 77년 그룹 스핏 앤 스팟으로 데뷔했으며, 93년 솔로로 전향한 뒤 얼터너티브 록과 팝, 일렉트로닉이 혼재된 포스트모던 스타일로 세계적으로 사랑 받아왔다. 소녀처럼 앳된 목소리로 절규하듯 질러대는 독특한 창법이 일품이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어둠 속의 댄서>에서의 신들린 연기로 2000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어둠 속의 댄서>의 사운드트랙 ‘셀마송’, 마돈나의 ‘베드타임 스토리’도 비욕의 작품이다. 86년 밴드 멤버인 포어 엘든과의 사이에 아들 신드리 엘든 포어슨을 낳은 비욕은 스타덤에 오른 후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 파파라치들의 주요 표적이 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2007년 여름부터 세계 투어 공연을 하고 있는 그는 현재 남미에서 공연 중이다. 2월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월 22일에는 최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록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국내를 찾는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흘러간 스타인 데 반해, 마이 케미컬 로맨스는 똑떨어지는 요즘 스타 밴드다.
내년으로 74살이 되는 나나 무스쿠리도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05년 한국 방문 당시 드라마 <하늘이시여> 삽입곡 ‘울게하소서’를 직접 녹음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1월 20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 22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4일 대구 학생문화센터, 25일 창원 성산아트홀, 26일 부산 케이비에스홀 등 전국 순회공연을 한다.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드림시어터는 오는 1월12일 서울 광장동 멜론 악스홀에서 다섯 번째 내한공연을 펼친다. 한국인 멤버 베이시스트 존 명을 비롯해 탁월한 연주 기량을 뽐내는 이 다섯 사내들은 철학적인 메시지와 10분이 넘는 장대한 곡으로 유명하다. 지난 20년 동안 빚어낸 숱한 명곡들을 무려 3시간 30분 동안 들려줄 예정이다. 경기장에서 열렸던 지난 공연들에 견줘 훨씬 고급스런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팝스타 셀린 디옹도 3월 18~1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10년 만에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 캐나다 출신 이 디바는 그래미상을 5번, 아카데미상을 2번 탔다.
이재성 기자
재즈·월드뮤직
맥퍼린의 행복에 젖을까…에보라의 슬픔에 젖을까
1인 아카펠라 열풍을 일으킨 목소리 연주곡 ‘돈 워리 비 해피’로 유명한 바비 맥퍼린이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악기의 도움 없이 4옥타브를 넘나드는 목소리만으로 모든 노래를 ‘연주’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이자, 재즈·팝·클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르네상스 음악가이며, 교향악단을 이끄는 지휘자이기도 하다. 바흐 ‘무제트’,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림스키 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 등을 첼로주자 송영훈, 가야금주자 고지연, 실내악단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협연한다.
아프리카 대륙 서쪽, 대서양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 출신의 월드뮤직 스타 세자리아 에보라가 3월 19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아프리카 특유의 낙천성과 식민지배를 겪으며 형성된 애상이 깃들어 있는 까보베르데 음악 ‘모르나’의 여왕으로 불리는 그는 슬픔과 기다림, 사랑과 노스탤지어의 몽환적인 리듬감으로 노래한다. 2004년 그래미상 최우수 월드뮤직 앨범상을 받았다.
이밖에 재즈계 거장 소니 롤린스(색소폰)가 5월23일, 25일 이틀간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영화 <집시의 시간>의 감독 에밀쿠스트리차가 집시 록 밴드 ‘노 스모킹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자신들의 앨범에 수록된 곡을 노래한다. 6월24일 엘지아트센터.
이재성 기자
LA 필하모닉 첫 만남…베를린의 감동도 다시 한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으로 치면 2007년은 심심한 해였다. 이에 반해 2008년은 성찬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먼저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몇 차례 러브 콜에도 응하지 않던 콧대 높은 악단의 첫 내한 공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에사 페카 살로넨이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한다. 2005년 서울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는다. 상반기에도 실속 있는 공연들이 줄지어 있다. 먼저, 1743년 결성된 세계 최고(最古)의 관현악단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내한해 바흐의 전곡을 성 토마스 합창단과 함께 연주한다. 멘델스존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이 악단을 연주한 것으로 유명하며, 푸르트벵글러, 부르노 발터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거쳐갔다. 3월에는 영국의 정상급 관현악단 둘이 잇따라 내한 공연을 펼친다. 먼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와 함께 온다. 유로프스키는 2006년 부임 이후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한층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는 신예. 3월 11일 세종문화회관(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협연), 13일 예술의전당(피아니스트 백건우 협연). 이어 비비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임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와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한다. 3월 21일 통영, 22일 대전, 23일 김해, 25일 서울, 26일 구미. 통영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협연하고, 구미, 서울, 김해에서는 신세대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헝가리 출신 세계적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의 첫 내한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2월 22일 예술의전당에서 헝가리의 명 첼리스트인 미클로시 페레니와 협연하고, 24일에는 독주회를 연다. 세계 피아노 듀오의 독보적 존재인 ‘듀오 라베크’ 자매는 2월 20일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등을 연주한다. 이밖에 ‘바흐 여제’ 피아니스트 안젤라 휴잇이 연주하는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상반기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고음악 공연인 ‘계몽시대 오케스트라&클레어 칼리지 합창단 내한 공연’, 미클로시 페레니, 데이비드 게링가스 등이 출연하는 첼로 빅5 콘서트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내년 주요 내한 공연 일정
록밴드 마이 케미컬 첫선…비욕의 카리스마 속으로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가수 비욕
셀린 디옹
맥퍼린의 행복에 젖을까…에보라의 슬픔에 젖을까
세자리아 에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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