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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젊은 예술가들이여 천천히 가세요”

등록 2007-12-18 20:04

내한공연 앞둔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리
내한공연 앞둔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리
내한공연 앞둔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리
‘2007 그라모폰 올해의 음반상’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리(64)가 한국에 온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을 위해서다. 그는 브라질의 ‘국민 영웅’으로 통한다. 10살 때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고, 12살 때는 대통령이 “가고 싶은 곳 어디나 가라”며 직접 지원해준 장학금을 받아 빈으로 유학을 떠났다. 국제전화로 그를 먼저 만났다.

프레이리는 “70년대와 80년대에 이어 세번째 한국 방문인데, 90년대를 건너 뛴 상태라 너무 많이 변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별로 바뀐 것은 없을 것”이라고 하자, “아, 물론 먹을 것은 안 바뀌었겠지, 갈비가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고 받았다. “‘동양의 라틴’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바다를 건너온 프레이리의 목소리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활기가 넘쳤다. 농담을 주고받으며 껄껄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브라질 신동 50대에 세계적 명성
올해 그라모폰 음반상 수상 영예
“하룻밤 명성보다 지속성 중요해”

브라질에서 그는 어려서부터 유명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수십년 동안 무명에 가까웠다. 다니엘 바렌보임, 마르타 아르헤리치, 클라우디오 아라우 등 남미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메이저 음반사 데카와 계약을 맺으면서부터였다. 데카 데뷔 음반으로 쇼팽을 연주한 그는 여러 음반상을 휩쓸며 뒤늦게 세계적 스타가 됐다.

“나는 그렇게 빨리 알려진 사람이 아닙니다. 천천히 명성을 얻은 축에 속하죠. 많은 예술가들이 빨리 떴다 빨리 지잖아요. 지속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젊은 예술가들은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어려운 일이에요. 스스로, 또 바깥으로부터 많은 압력이 있기 때문이죠.”

올해 그는 <그라모폰>이 뽑은 ‘올해의 음반상’을 받았다. 바로 이번에 한국에서 연주하는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이 들어있는 음반이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 음반에 대해 <그라모폰>은 “정확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움켜쥐고 유지하며 음미하는 프레이리의 솜씨는 심장을 멈출 것처럼 절묘하다”며 “매 순간 새로운 경이감을 던지는 훌륭한 연주”라고 격찬했다.


“연주할 때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특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리카르도 샤이와의 느낌이 좋았어요. 그는 연주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에요. 연주자의 특징을 아주 잘 알고, 최선의 능력을 뽑아내죠.”

영어로 진행한 인터뷰를 끝내며 브라질 공식언어인 포르투갈어로 “오블리가두”(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이내 와락 웃음보를 터뜨렸다. “데 나다(괜찮아요). 한국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랍니다.”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3700-630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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