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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존폐 기로 삼일로창고극장 재기몸짓

등록 2008-01-01 21:34

사진 삼일로 창고극장 제공
사진 삼일로 창고극장 제공
모노드라마 ‘아킨따라’·마임페스티벌로 재정난 승부수
1977년 8월20일, 명동성당 뒤편 삼일로창고극장에선 한국연극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고 추송웅(1941~1985)이 카프카의 단편 <어느 학술원에 제출된 보고서>를 각색한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이 무대에 오른 것이다. 공연은 넉달 만에 6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신기록을 세웠고, 당시 창고극장 앞길은 표를 구하려고 늘어선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삼일로극장은 공연의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그 유명했던 삼일로창고극장(대표 정대경)이 최근 극심한 재정난으로 폐관의 위기에 몰렸다. 70년대 실험성 강한 젊은 연출가와 배우들의 예술의 장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소극장, 그리고 유일한 창고극장이 존폐 갈림길에 선 것이다.

33년 전통이 깃든 극장을 살리기 위해 극장쪽은 공연 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걸고 나섰다. 재기를 위한 선발은 마임배우 이정훈(35)의 모노드라마 <아킨따라>. 6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은 인도어로 ‘진실을 찾아 떠나는 아이’라는 뜻으로 진실과 꿈을 찾아 세상을 떠도는 소년 아킨따라가 신선의 땅, 전쟁터, 얼음호수의 나라 등에서 겪는 8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의 인생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아킨따라>는 예술감독을 맡은 장진호 대경대 교수의 부인으로 남편과 함께 인도 등지에서 연극을 공부해 온 작가 황국자씨가 배우 이정훈씨를 위해 쓴 작품이다. 지극히 단출한 무대에서 배우 이정훈 혼자 70분 동안 전통극과 전위극, 노래와 춤, 영상과 마임 등을 최대한 활용해 무대의 한계와 시공간을 뛰어넘는 상상 속의 장면을 펼쳐낸다. 2005년 대구에서 초연해 이후 춘천 마임축제 등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 서울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창고극장은 <아킨따라> 공연을 시작으로 4월에는 한달 동안 마임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이원경 김도훈 오태석 강영걸 정진수 등 연출가와 배우 추송웅 전무송 유인촌 윤여성 등 연극계 거물들이 거쳐 간 실험공간이 화려한 부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02)319-802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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