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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옛 노래에 끌리고 새 노래에 설레고

등록 2008-01-04 18:35

이정식
이정식
재즈뮤지션 이정식·전영세 나란히 새 음반
재즈는 어둠처럼 영혼에 깃든다. 소리쳐 부르지 않고 낮게 속삭인다. 날이 저물어 재즈에 몸을 맡기면 하루의 신산함이 허공에 흩어질 것이다. 그러나 재즈의 세계는 문턱이 높은 편이다. 아무 음반이나 샀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마침 재즈음악계의 신·구세대를 대표하는 두 뮤지션이 나란히 새 음반을 냈다. 둘 다 재즈 입문에 적절한 음반이라 반갑다. 색소포니스트 이정식(46)과 재즈피아니스트 전영세(28). 우리나라 재즈의 3세대에 해당하는 이정식은 추억의 올드팝을 재즈로 엮은 <올디스 앤 메모리스>를, 시각장애를 딛고 활발하게 연주하는 신세대 재즈뮤지션 전영세는 창작곡을 담은 첫 앨범 <인 오텀>을 냈다.

이정식의 ‘올디스 앤 메모리스’
학창시절 듣던 추억의 올드팝

■ 단전의 힘으로 부는 색소폰=이정식의 새 음반 <올디스 앤 메모리스>는 실험성이 강했던 프리재즈 성향의 전작 음반 <달의 착시> 이후 반년 만에 나온 것이다. 4년의 침묵을 깨고 지난해에만 2개의 음반을 쏟아냈다.

“귀소본능이랄까,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학창시절에 듣던 음악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올디스…>는 친숙해서 편안하다. ‘유 라잇 업 마이 라이프’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즈 송’처럼 널리 알려진 팝송을 주로 연주했다. 클래지콰이의 호란(29)이 부른 보사노바 풍의 ‘윌 유 스틸 러브 미 투모로’와 재즈보컬리스트 웅산(35)이 부른 이정식 작곡의 ‘그댄 바람에 안개로 날리고’ 등 2곡의 노래와 3곡의 실황 연주도 담겨 있다.


이정식의 ‘올디스 앤 메모리스’
이정식의 ‘올디스 앤 메모리스’
“저는 유랑악단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죠. 배삼룡쇼나 서영춘쇼에도 서봤고, 영화 상영하고 나서 필름 되감을 때 하는 ‘막간 쇼’, 서커스 음악도 해봤어요. 정말 밑바닥 음악부터 다 해본 거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굉장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졌어요.”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교수를 겸하고 있는 그는 음반 발매 기념으로 전국 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2월 19일에는 서울 대치동 재즈파크 무대에 오른다. (02)528-3355.


전영세의 첫 창작 앨범 ‘인 오텀’
막 열린 음악인생 경쾨한 발걸음

전영세
전영세
■ 마음의 눈으로 치는 피아노 =“찬별!, 컹!, 앞으로!” 전영세 트리오의 <인 오텀>을 시디플레이어에 넣으면 1급 시각장애인 전영세의 목소리가 먼저 들린다. 이어 안내견 찬별이의 대답, 그리고 전영세의 명령어, 앞으로! 앨범의 첫 곡 ‘앞으로’는 찬별이와 함께 걷는 그의 발걸음처럼 경쾌하다. 음반에는 찬별이의 실제 발걸음 소리가 들어 있다. 노쇠한 찬별이는 며칠 전 안내견 생활을 은퇴하고 그의 곁을 떠났다.

“이번이 첫 음반인데, ‘앞으로’ 음악활동을 활발히 계속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어요. 듣는 사람들한테도 밝은 느낌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고요.” 이밖에 ‘비눗방울’은 동심의 세계를, 타이틀 곡 ‘인 오텀’은 가을을 노래한다.

“일곱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저는 (앞이 안보이니까) 악보를 외워야 하잖아요. 악보 외우는 게 귀찮아서 중학교 때 잠깐 쉬었죠. 그러다 방송에서 키스 자렛의 음악을 들었어요. 알아보니까 악보 없이 할 수 있는 즉흥연주라고 해서 더 마음이 끌렸죠. 연설문을 읽는 거보다는 달변가가 얘기하는 게 훨씬 재미있잖아요.”


전영세의 첫 창작 앨범 ‘인 오텀’
전영세의 첫 창작 앨범 ‘인 오텀’
오는 2월 15일 서울 서초동 디에스홀에서 전영세트리오 단독 공연이 열린다. 티켓링크 1588-7890.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강앤뮤직·쓰리텐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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