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코베인
록그룹 ‘너바나’ 93년 실황공연 무삭제판 DVD 나와
90년대 세계 대중음악계 최고의 스타였던 록그룹 너바나의 숨은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실황공연 디브이디가 국내에 선보였다.
유니버설뮤직이 최근 낸 디브이디 <너바나 언플러그드 인 뉴욕>은 너바나가 1993년 11월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서 공연한 언플러그드 실황 음반이다. 이 공연은 그 해 12월 미국 최대의 음악전문케이블방송 엠티브이에서 방영돼 당시 음악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화제가 됐고, 이후 음반으로도 발매되었다. 공연 장면을 무삭제로 담은 디비이디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너바나의 공연이 포함된 엠티브이 언플러그드 시리즈는 90년대 팝계에서 인기 높았던 독특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내로라했던 유명 팝스타들이 강하게 증폭된 록음악으로 익숙한 노래들을 어쿠스틱으로 부르는 컨셉트로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강한 록음악으로 각인된 유명한 노래들이 어쿠스틱 버전으로 바뀌면서 음악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이다. 특히 당시 너바나와 펄잼으로 대표되는 얼터너티브 록과 부활한 펑크록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어서 이런 흐름과 정반대인 언플러그드 음악은 더욱 팬들에게 새롭게 인식됐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에 언플러그드 음반 출시도 이어지는 등 언플러그드 음악이 새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이미 슈퍼스타였던 가수들 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줘 더욱 스타성을 강화하는 계기를 얻기도 했다. 에릭 클랩턴의 경우 <티어즈 인 헤븐>이 최고 히트곡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이 이 프로그램 공연이었고, 마이클 잭슨의 <아일 비 데어>를 어쿠스틱으로 부른 머라이어 캐리도 절정의 가창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들으며 재평가 받기도 했다.
이 디브이디에 담긴 너바나의 당시 공연도 너바나의 숨은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공연으로 꼽힌다. 통기타를 들고 나온 커트 코베인의 모습도 새롭고, 공연한 노래들 역시 기존 너바나의 음악과는 다른 것들이었다. 너바나 자신들의 히트곡은 <컴 애즈 유 아>뿐이고, 너바나의 골수팬들만 알만한 노래들, 그리고 데이비드 보위의 <더 맨 후 솔드 더 월드> 등 다른 아티스트의 곡들을 골라 연주했다. 실황 녹음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 매끄럽고 세련되진 않아도 날 것 그대로의 음악 자체를 맛보게 해주는 것이 이 음반 최고의 매력으로 꼽힌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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