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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요? 그냥 나오는 대로 쏟아내요”

등록 2008-02-05 21:09수정 2008-02-05 21:12

김민규가 서울 사당동 자신의 작업실에서 기타를 치고 있다. 개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이 좁은 공간에서, 그의 아름다운 음악이 ‘뚝딱’ 만들어진다.
김민규가 서울 사당동 자신의 작업실에서 기타를 치고 있다. 개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이 좁은 공간에서, 그의 아름다운 음악이 ‘뚝딱’ 만들어진다.
‘델리스파이스’ 김민규 새 솔로 음반
해마다 1장꼴 벌써 10집째
“조금씩 쉬었다 가려 해요”
클래식으로 편곡해 기념공연

김민규(37)는 음악의 화수분 같다. 최근 솔로프로젝트 ‘스위트피’로 새 음반을 냈다. 밴드 ‘델리스파이스’까지 치면 벌써 10번째다. 영화음악을 포함하면, 데뷔 이래 해마다 1장 이상의 음반을 냈다.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우물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달 31일 서울 신사동의 한 커피숍에서 그에게 물었다.

“음반을 내려고 곡을 써본 적은 없어요. 그냥 아침 먹고 작업실 가서 기타 치고 녹음 해보고 어느 정도 완성되면 앨범을 내죠. 지금도 제 컴퓨터에는 수많은 곡들이 들어 있어요.”

역시 자신만만했다. 창작의 비결을 굳이 대라면 “여행을 자주 다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다른 시각으로 보려 한다”는 정도. 흥행 영화는 일부러 1~2년 뒤에 보고,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찾아보는 편이다. 슬픈 영화를 본 뒤 그 느낌을 곡으로 옮기고 나면 “배설한 듯 시원함”을 느낀다.

“음반 내는 일은 오히려 재미있어요. 힘든 건 그 다음이죠. 인터뷰, 방송, 공연 준비 등등.”

한때 별명이 ‘소심한 김 부장’이었으니, 사람 만나는 일이 힘들기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넉살도 생겼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게 됐다.” 그만큼 연륜이 쌓였다. 데뷔 12년차인 3인조 밴드 델리스파이스는 홍대 앞 인디음악의 산증인이자,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밴드의 하나다.

솔로프로젝트는 우연에서 비롯했다. 여느 때처럼 “그냥 혼자 뚝딱거려 만든” 음원을 아는 음반사 사장한테 마음대로 하라고 줬는데 뜻밖의 인기를 끌었다. 희귀음반으로 여겨져 한때 거래가격이 2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모던록으로 분류되는 델리스파이스와는 달리 어쿠스틱 기타 하나만으로 시작한 “원맨 밴드”였다가 지금은 다양한 뮤지션이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스위트피 출현 이후 밴드들의 솔로프로젝트는 하나의 유행이 됐다. 델리스파이스의 베이스 윤준호와 드럼 최재혁도 ‘오메가쓰리’라는 프로젝트 밴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위트피의 이번 앨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은 벌써 반응이 좋다. 매력적인 목소리의 여성 가수 타루(본명 김민영)와 콤비를 이룬 타이틀곡 ‘떠나가지마’의 달콤한 선율이 귀를 애무하고, 언니네이발관 이석원의 미성이 돋보이는 ‘데자뷰’는 어쿠스틱 기타의 신나는 리듬에 애절한 노랫말이 기묘하게 실렸다. 산울림에 대한 오마주로 김민규가 부른 ‘너의 의미’는 노래도 좋지만 트럼펫이 일품이다. 트럼펫 연주가 좋은 곡으로는 ‘사진 속의 우리’ ‘한번만 더’도 있다. ‘봉인’은 유희열의 건반과 김민규의 보컬이 단아하다.

“점점 조심스러워져요. 예전엔 나오는대로 마구 쏟아냈는데, 이제 좀 쉬었다 가려고요. 10년 뒤에 들어도 느낌이 살아있는 음악,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 쉼표의 하나가 오는 14~17일 백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스위트피 앨범 발매기념 공연이다. 지난 음악생활을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거의 모든 곡을 클래식으로 편곡해 12인조 오케스트라와 6인조 밴드가 함께 연주한다. 20곡 이상의 노래를 하는데, 공연실황을 음반과 디브이디에 담을 계획이다. 타루, 이적, 유희열, 이석원 등이 노래손님으로 출연한다. (02)559-1333.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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