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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얼굴 다른 ‘셰익스피어’들

등록 2008-02-14 19:39

왼쪽부터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골목길 햄릿>, <레이디 맥베스>.
왼쪽부터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골목길 햄릿>, <레이디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살다간 극작가이지만 동시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는 모두 37편의 희곡을 남겼다. 그러나 풍자와 은유가 물씬 배어 나는 시적인 언어와 시대를 초월한 인류 보편의 주제의식, 작품 자체의 극적인 재미가 완벽하게 짜여진 그의 작품들은 연극, 뮤지컬, 오페라, 영화,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험적인 예술가들의 텍스트로 활용돼 공연무대를 풍성하게 만든다.

언어·주제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줄리에게 박수를’ ‘나비 햄릿’ 등
실험적 연극·뮤지컬 6편 잇따라

최근 들어 국내 공연계에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재구성하고 변주하고 장르적인 실험을 꾀한 화제작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는 26일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호주 공연팀의 연극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연출 존 손더스, 3월16일까지)은 셰익스피어가 남긴 37편의 희곡을 코믹하게 패러디해 만든 작품이다. 고작 배우 세 명이 <로미오와 줄리엣>, <오셀로>와 같은 비극 뿐만 아니라 <십이야>,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희극, <리처드 3세>, <헨리 8세> 등 역사극에 등장하는 100여 개의 배역을 소화하면서 97분간 셰익스피어 희곡의 주요 장면들을 엮어 코믹하게 재현한다. <오셀로>는 랩 음악으로 표현되고, 잔혹극 <타이터스 안드로이쿠스>는 요리쇼로 변신하고, 역사극들은 축구 중계 형식으로 소개되며, <햄릿>은 무대뿐 아니라 객석까지 종횡무진 누빈다.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만 미리 주요 작품의 줄거리를 알고 가면 자막에 쫓기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02)541-3150.

3월8일부터 5월5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줄리에게 박수를>(연출 민복기)은 젊은 연극 배우들의 삶과 사랑을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빌려 재구성한 창작품이다. 햄릿 역의 석동과 오필리어 역의 선정, 로미오 역의 민호, 줄리엣 역의 복순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남녀 네 명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가 극중극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과 교차하면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시적인 대사, 박수진 작가의 감각적인 언어와 만화적 상상력, 고전의 경계를 뛰어넘는 참신한 작품 구성과 줄거리로 2004년 초연 이후 젊은 관객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2004년 연극 <햄릿>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영민이 또 다른 햄릿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극 <멜로드라마>의 조한철, <나쁜 자석>의 정원조, <신의 아그네스>의 이진희 등이 출연한다. (02)708-5001~3.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예술의전당이 개관 20주년 기념 ‘최고 연극 시리즈’로 3월21일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 <레이디 맥베스>(연출 한태숙, 4월13일까지)는 권력과 파멸의 중심 인물을 맥베스 부인(레이디 맥베스)에게 초점을 맞춘 실험극이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왕을 살해해 왕위를 빼앗은 뒤 스스로 파멸하는 맥베스 왕보다 남편을 부추겨 범행을 저지르게 한 뒤 죄의식에 빠지는 맥베스 부인에게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전분과 진흙덩이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갈망과 죽음 등을 상징하는 등 정통극에 물체극을 결합한 점, 타악 연주자 박재천의 라이브 연주, 무대와 객석 간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 미술가 이태섭의 파격적인 디자인 등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이 작품은 1998년 초연 이후 서울연극제 작품상과 연출상,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고 2002년에는 폴란드 ‘콘탁 국제 연극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다. 서주희가 5년 만에 레이디 맥베스 역을 맡고 중견배우 정동환이 궁중의사와 맥베스 역으로 출연한다. (02)580-1300.

이밖에 3월8일부터 4월6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하는 연극 <나비 햄릿>(연출 김기승, 02-3673-2001)은 ‘씨어터와 갤러리의 만남’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햄릿>의 중심인물들을 자기만의 껍데기에 갇혀 좌절과 파멸을 맞이하는 존재들로 해석한 작품이다. 또 김광보 연출의 체코 뮤지컬 <햄릿>(2월21일~4월5일 극장 용, 1544-5955)과 박근형 연출의 연극 <골목길 햄릿>(2월17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02-6012-2845)도 셰익스피어 고전 <햄릿>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현대에 맞게 감각적인 무대언어로 변주한 실험작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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