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쉬 나무의 탄생〉
서울대미술관에서 4월25일까지
세계 미술시장에서 중국 다음으로 크게 주목받는 인도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4월25일까지 서울대미술관(02-880-9509)에서 열린다. ‘인도 현대미술;일상에서 상상까지’란 제목으로 90대 원로에서부터 30대까지 9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현대 인도미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작품성 외에 ‘인도스러움’ 때문. 20세기 영국 식민통치와 함께 유입된 서구의 미술사조에 맞서 인도 화가들이 자국 전통미술을 재인식하면서 빚어낸 저력을 말한다. 1920년에 산티니케탄에 세워진 예술학교가 예술 독립운동의 대표. 우리도 잘 아는 시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1861~1941)의 비전과 난다랄 보세(1883~1966)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동남아, 중국, 일본의 예술적 전통이라는 넓은 맥락 속에 그들의 과거를 재조명하면서 자국의 문화적인 전례들에 뿌리를 내리도록 독려했다. 학생들은 전통장인들과 함께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7세기의 불교미술이 집적된 아잔타 석굴의 보수 및 모사작업에 참여하면서 전통미술 기법을 전승했다. 다음으로 꼽는 것이 인도가 해방되던 해인 1947년 뭄바이에서 창립된 ‘점진적미술가단체’(PAG). 이들은 민족주의와 더불어 현실주의를 조형 이상으로 삼으면서 정치·사회적 발언을 시작하고 나아가 전통적인 기법과 소재를 표현주의, 입체파 등과의 접합을 본격적으로 꾀한다.
전시작 가운데 작품이 가장 많은 작가는 1세대 아추탄 라마찬드란.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라마찬드란은 사원 벽화와 전통적인 세밀화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팔라쉬 나무의 탄생>에는 자연, 신화, 현실 세 요소가 들어있으며 <색채 3부작>, <봄이 지나갈 때>는 시간의 경과를 리듬있게 표현했다. 그림 속 소재들이 90도로 세워져 있고 변주, 반복되는 게 특징. 전통적 장식성을 현대미술로 자리매김해 뉴욕과 런던의 화상들이 주목하는 작가다.
수브라마니안 역시 전통기법과 소재를 현대화했다. 18세기 무굴제국 때 기법을 응용한 리버스페인팅이 특징이다. 투명 아크릴판에 반전된 그림을 그려 뒤집음으로써 작품을 만든다. 이밖에 라자는 얀트라(명상할 때 쓰이는 기하학적 도형), 만트라(세계와 그 구조를 도형으로 나타낸 그림) 등을 연상시키는 원과 사각형의 조합을 선보이며, 굴라모하메드 셰이크는 전통 세밀화법과 벽화의 다시점기법으로 현대인의 삶을 그린다. 입장료 3천원(관악구민은 2천원).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색채 3부작〉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