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걸’로 돌아온 하희라
“뮤지컬이나 연극은 매번 스스로를 다져가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느끼게 한다면 성공한 거죠. 영화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을 위해 베스트 컨디션으로 무대에 서려고 합니다.”
배우 하희라(39)가 98년 뮤지컬 <넌센스> 이후 10년 만에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굿바이 걸>(연출 김달중)로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다. 28일부터 6월15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하는 <굿바이 걸>에서 미모의 브로드웨이 댄서이자 미혼모인 여주인공 폴라 역을 맡아 실력파 배우 정성화(33)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 4일 충무아트홀 연습실에서 공연 준비에 한창인 그를 만났다. 10년 만의 뮤지컬 복귀 심정을 묻자 “텔레비전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 아쉬워 2년에 한번은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즐거워했다.
<굿바이 걸>은 미국의 극작가 닐 사이먼이 1977년 쓴 같은 이름 영화를 무대로 옮긴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다. 닐 사이먼 특유의 재치있고 솔직한 대사와 영화 <스팅>과 뮤지컬 <코러스 라인>으로 유명한 작곡가 마빈 햄리시의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 12살짜리 딸 루시를 둔 폴라와 거만하고 고집 센 무명 배우 엘리엇이 뜻하지 않게 동거생활을 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티격태격 싸우다 마침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잉꼬부부로 소문난 하희라가 제목 그대로 쉽게 사랑에 빠지고 매번 남자에게 버림받는 ‘굿바이 걸’ 폴라로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 지가 흥미롭다.
“닐 사이먼의 작품이어서 선뜻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가 쓴 연극 <난 영화 배우가 되고 싶어>를 하면서 닐 사이먼의 매력에 빠졌거든요. 닐 사이먼의 코미디는 그냥 웃기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면서 웃게 만드는 휴먼코미디입니다. 그래서 연습이 더 즐거워요.” 상대역 정성화는 그를 “모든 것을 잘 빨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배우”라며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도 20대처럼 열심인 선배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하희라는 이미 중학교 시절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출연한 적이 있다. 1994년 창작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제1회 한국뮤지컬대상 인기 스타상을 받았다. 이후 1998년 뮤지컬 <넌센스>, 2004년 모노드라마 연극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에 출연하는 등 꾸준히 공연 무대 나들이를 해왔다.
그는 “매회 이 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고가 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02)501-7888.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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