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런던필 이끌고 한국 첫 공연하는 ‘젊은 거장’ 유로프스키
36살의 젊은 거장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사진)가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서울에 왔다.
10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를 비유하자면 스펀지 같은 음악가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을 흡수하지만 본래 모습을 잃지 않는 스펀지처럼 깊이 잠재돼 있는 본질은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인 그의 아버지는 지휘자였고, 할아버지는 작곡가였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한 뒤 독일로 옮겨 지휘를 배웠고 2007~2008 시즌부터 런던필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도 처음 와 봤다”며 “첫 아시아 공연을 한국에서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음악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나도 걱정”이라며 “예전에는 한 곳에서 실력을 쌓다가 점진적으로 인기를 얻어 비교적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 요즘엔 미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점프하듯이 제일 윗 단계로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단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오케스트라 단원 중 최고령자는 84살이었는데 지난주에 은퇴하셔서 지금은 77살이 최고령자”라며 “나는 음악을 지휘하는 것이지 사람을 지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오케스트라 단원을 존경하면서 지휘자의 구실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로프스키의 런던필은 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월튼 비올라 협주곡(리처드 용재 오닐 비올라 협연),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하고, 12일 세종문화회관과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백건우 피아노 협연),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등을 연주한다. 1577-5266.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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