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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인디밴드들이 변주한 12색 ‘물 좀 주소’

등록 2008-03-17 19:24

한대수
한대수
한대수노래에 여러 리듬 실어
이달말 헌정음반…합동공연도
“세대 넘어 저항음악 만남”
이달 말, 아주 특이한 음반이 나온다. 12곡이 실린 옴니버스 음반인데, 제목이 모두 <물 좀 주소>다. 한국 포크 록의 대부 한대수의 대표작 <물 좀 주소>를 주제로,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들이 깜냥 껏 연주하고 노래했다. 후배들이 선배 가수를 기리는 헌정 공연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특정 음악인의 특정 노래만으로 음반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참여하는 밴드들의 장르는 포크, 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데, 전체적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리듬으로 풍성하다. 젊은 에너지와 패기가 돋보인다. ‘아마추어 증폭기’가 클래식 기타로 포크 분위기를 냈다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일렉트로닉, ‘갤럭시 익스프레시’는 록으로 편곡했다. 허클베리핀 보컬 출신 남상아의 ‘모베사운드’는 영어가사로 “바닷물 한 잔 주세요”라며 낮게 읊조리고, 홍대 앞 인디 밴드의 1세대 ‘어어부 프로젝트’는 닭울음소리 등으로 코믹한 변주를 줬다. 펑크록을 하는 ‘스트레칭져니’와 싸이키델릭록의 ‘코코어’는 원곡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살렸으며, 일렉트로닉의 ‘냉면’도 원곡의 사운드를 많이 가져왔다.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1974년 발표된 한대수의 1집 음반 <멀고 먼 길>에 실린 이 곡은 독재정권 치하의 시대적인 갈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저항음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당시 청년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한대수씨는 “젊은 음악인들이 나이 육십 된 사람의 음악에 관심을 가져줘서 영광스럽다”며 “곡 하나 가지고 이렇게 여러가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70년대 포크 록이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으로서 인간의 기본적 자유를 갈망했다면, 90년대 이후 인디 록은 독점자본에 대한 저항으로서 문화적 다양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세대를 뛰어 넘어 저항음악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음악인들이 만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음반을 기획하고 노래도 부른 최윤성(27·스트레칭져니 멤버)씨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물 좀 주소>를 여러가지 버전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마침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흔쾌히 응해줘서 지난해 9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작비 450만원은 미대 출신의 최씨가 인테리어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했다.

음반에 참여한 밴드들은 오는 28~29일 서울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에서 <물 좀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합동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스프링웨이브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가 올해 이름을 바꾼 ‘페스티벌 봄’ 프로그램의 하나다. ‘페스티벌 봄’ 홈페이지(festivalbom.org), (02)741-3931.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최윤성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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