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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남사당의 하늘’로 한국연극 날아올라라

등록 2008-03-23 19:34

1993년 국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남사당의 하늘>. 극단 미추 제공.
1993년 국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남사당의 하늘>. 극단 미추 제공.
100돌 기념 27일부터 대학로 잔치
10월엔 연극효시 ‘은세계’ 공연도
1908년 11월15일 지금의 광화문 새문안교회 자리에 있었던 원각사에 신극 <은세계>가 올려졌다. 이인직이 그해 11월 초 발표한 같은 이름의 신소설을 각색해 창극 형태로 올린 것으로, 우리나라 서양식 연극의 효시로 불린다. 국내 최초의 서양식 극장에 공연되었던 이 작품은 조선 말 개화기에 아버지 최병도와 어머니 본평댁, 그리고 그들의 딸 옥순과 아들 옥남 등 2대에 걸친 삶을 통해 부패한 봉건 지배층에 항거하는 민중의 반항의식과 개화사상을 다뤘다. 그러나 이 최초의 신연극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원각사는 한때 휴연됐다. 그 뒤 이인직은 <춘향가>와 <수궁가> 등으로 신극운동을 이어갔으나 1910년 원각사는 문을 닫고 말았다.

한국연극협회가 <은세계>가 공연된 지 100년을 기념해 ‘한국연극 100주년 기념사업단’(단장 박계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꾸렸다. 기념사업단은 100년의 연극 역사를 알리는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치는데 그 첫 무대로 오는 27일부터 4월6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집체연극 <남사당의 하늘>을 올린다.

극단 미추가 지난 1993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유일의 유랑예인 집단인 안성 먹뱅이 남사당패의 첫 여자 꼭두쇠 바우덕이의 일생을 통해 예인들의 삶과 애환을 밀도 있게 그려 당시 연극계의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해 서울연극제의 대상과 연출상, 남녀 연기상 등 5개 부분과 백상예술제의 작품상과 연출상 등을 휩쓸었으며 이듬해 앙코르 공연과 함께 국내 연극사상 최초로 중국 칭타오에서 초청공연을 열기도 했다.

<남사당의 하늘>을 15년만에 연출하는 극단 미추 손진책(61) 대표는 “공연예술사적으로 보면 남사당이 오늘의 공연집단인 극단의 뿌리가 되는 셈”이라며 “이 시대 예술인들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 의식을 묻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연극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이때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한국 연극의 중흥을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올린다”고 밝혔다. 당시 초연 배우들인 김성녀와 김종엽, 윤문식 등 ‘마당놀이 3인방’을 비롯해 극단 미추의 배우 60명이 다시 나선다. 풍물(농악), 버나(대접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음), 덜미(꼭두각시놀음) 등 남사당의 여섯가지 놀이가 풍성한 익살, 신명과 함께 연극적으로 재현된다.

이와 함께 기념사업단은 한국 연극 100주년 기준작인 <은세계>도 오는 10월 정동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인데 역시 손진책씨가 연출을 맡는다. 또 젊은 연극인들이 유치진의 <원술랑>, 김우진의 <산돼지> 등 우리 고전을 다시 공연하는 ‘고전 넘나들기’, 전국에서 선정된 18개 극단이 각 지역을 돌며 동시다발적으로 공연하는 ‘전국 소극장 네트워크 페스티벌’, 한국연극 100주년 기념 창작희곡 공모 및 당선작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연말에는 우수 작품과 연극인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하는 한국연극대상도 만든다. 또 신극 100년 인물사와 공연사 등을 담은 출판물을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발간할 예정이며, 신극 100주년 기념 조형물 설치, 원로 연극인 핸드 프린팅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관객 참여를 높이기 위해 100년 기념 연극들의 티켓 값은 모두 1만원으로 정했다. (02)744-03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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