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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만화가 지현곤씨, 뉴욕서 작품전

등록 2008-04-01 19:23

장애인 만화가 지현곤씨, 뉴욕서 작품전
장애인 만화가 지현곤씨, 뉴욕서 작품전
만화를 통해 한글을 깨치고 집안에서 그림만을 그린 장애우 화가가 자신의 작품을 미국 뉴욕에서 선보이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1일 장애우 카툰 작가 지현곤(47)씨가 지난달 3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의 ‘아트게이트’(Art Gate) 갤러리에서 초청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

지현곤씨는 초등학교 1학년때 척추결핵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학교를 중퇴하고 줄곧 만화와 더불어 살았다. 그는 “집안에서만 지낼 수밖에 없어 어릴 적 누구나 그렇듯 만화와 함께 했다”며 “만화를 통해 세상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1991년 <주간만화>의 신인만화 공모전에서 당선돼 카툰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많은 작품을 내놓지는 못했다. 한달에 A3 크기 2점이 고작이다. 한 팔로 상체를 일으켜 세운 채 한 손으로만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1~2시간 그리다 다시 쓰러져 쉬어야만 한다. 하루에 길면 5~6시간, 짧으면 3시간 정도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 방식도 더욱 작업을 더디게 한다. 붓이나 펜으로 간결하게 그리는 대신 꼼꼼하게 작은 선으로 채워넣기 때문이다. 그는 “선배들의 방식을 따라가기 힘들어 오히려 장애우으로서는 더 힘든 작은 선으로 꼼꼼하게 채워넣는 방식을 택했다”며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어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넣자는 식”이라고 말했다.

더 고된 방식을 택한 그는 지난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이어 미국에서도 작품 전시회를 갖는다. ‘가능성으로부터 현실로’라는 제목의 전시회에는 전쟁과 평화, 노아의 방주 등 5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아트게이트 갤러리의 레지나 조 큐레이터는 “미국에서 전쟁과 평화, 사랑, 휴머니즘 등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지현곤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작품 전시회를 갖게 돼 뽐낼 법도 하지만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지씨는 “평소대로 열심히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주위분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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