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드하임의 뮤지컬 ‘컴퍼니’ 국내 초연
손드하임의 뮤지컬 ‘컴퍼니’ 국내 초연
잘난 독신남·다섯커플이 들려주는
결혼과 싱글, 인생 이야기 담아
현대적 연출과 음악이 감상포인트 영국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더불어 현대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불리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78)의 뮤지컬 <컴퍼니>가 한국 초연된다. 5월17일부터 8월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한 <스위니 토드>에 이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손드하임 뮤지컬이다. <컴퍼니>는 】특히 손드하임이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와 손잡고 만든 코미디다. 가벼운 쇼비즈니스로 여겨졌던 뮤지컬을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은 ‘20세기 뮤지컬의 혁신가’의 대표적인 작품답게 1970년 초연 당시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2006년 존 도일의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올라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을 수상했다. 1970년 초연해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고, 2006년 다시 존 도일 연출로 무대에 올라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 등을 받았다. 70년대 작품이지만 잘 짜인 음악과 절묘한 캐릭터, 현대적인 감각의 재치와 세련된 유머, 쿨한 결말 등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다. 뮤지컬 마니아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작품이다. 11개의 단막극으로 구성된 조지 퍼스의 같은 이름 연극이 원작인 <컴퍼니>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거리인 결혼과 싱글에 관한 이야기를 도시의 세련된 감각과 위트로 그려냈다. 결혼에 얽매이기보다 화려한 독신이고 싶은 뉴욕의 잘 나가는 35살 독신남 ‘바비’(로버트의 애칭)와 그의 친구인 다섯 커플, 그리고 바비가 사귀고 있는 세 명의 여자친구 3명이 등장해 인생과 결혼,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컴퍼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이야기’보다 ‘표현’하는 방식을 중시한 스티븐 손드하임-해럴드 프린스 콤비 특유의 ‘콘셉트 뮤지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콘셉트 뮤지컬’은 기존 기승전결 구조의 이야기 중심 ‘북 뮤지컬’과 달리 사람 사이의 관계, 의식의 흐름, 시간과 공간의 재구성 등으로 극을 진행하는 뮤지컬을 말한다. 작품은 35살난 미혼남의 생일 축하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통해 결혼과 이혼, 도시인의 삶, 섹스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바라본다. 이야기 구조보다는 각각 캐릭터에 대한 묘사나 상황의 설정, 관계 등에서 작품의 주제가 배어난다. 모두 14명의 인물이 무대에 오르지만 주연과 조연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각각의 캐릭터가 골고루 비중 있게 등장하면서 여러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음악으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 작품의 숨겨진 메시지를 표현하는 손드하임 뮤지컬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드하임은 극적인 긴장과 이완을 정확하게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이 아니라 때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손드하임 뮤지컬은 관객들에게 음악이 낯설고 어렵게 들릴 수 있다”며 “손드하임 음악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는 ‘따로 감상’하기보다는 ‘무대’에서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컴퍼니>는 전곡에서 현대적인 선율과 위트가 넘치는 운율을 선보이는데 특히 결혼에 대한 장단점을 대조하는 ‘미안하고-감사하고’(Sorry-Grateful), 엄청나게 긴 가사를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넌 사람을 돌게 만들어’(You could drive a person crazy), 뉴욕의 중앙역을 오가는 도시 통근자들의 모습을 시적으로 그린 ‘또다른 수백의 사람들’(Another Hundred People)이 특히 유명하다. 또 바비와 친구들이 마치 대화를 나누듯이 절묘하게 구성되는 ’나란히 나란히‘(Side by side by side)도 빼놓을 수 없는 노래이다. 또한 마치 영화의 클로즈업을 보는 듯한 집중되는 장면과 빠른 전환, 한 장면이 다른 장면과 교차되어 서서히 바뀌는 디졸브와 같은 표현 등 해럴드 프린스의 독특한 연출기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무대 디자인도 기본 세트에 변화를 주지 않는 단일 세트로 꾸며지지만 대부분의 장소 변화를 간단한 소품의 배열만으로 이루어내는 모더니즘적인 세트 디자인도 특징이다. 즉 테이블, 의자, 벤치, 침대의 배열만으로 공간은 침실, 부엌, 거실로 바뀐다. 따라서 각 장면의 전환은 ‘사실적’이기 보다 ‘예술적’으로 이루어진다. 외형적으로는 비현실적이지만 관객들은 극을 지켜보면서 그 세트가 작품의 컨셉을 어떻게 일관성있게 표현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주인공 바비 역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 <햄릿> 등에 출연한 배우 고영빈이 맡고, 서영주-이정화, 박수민-선우, 민영기-방진의, 홍경수-양꽃님, 김태한-구원영이 각각 독특한 색깔을 지닌 커플로 나온다. 이지나 연출은 “컨셉 뮤지컬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답게 모던한 느낌의 원작에 충실하되 공감도를 최대한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작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02)501-7888. 제작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02)501-788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결혼과 싱글, 인생 이야기 담아
현대적 연출과 음악이 감상포인트 영국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더불어 현대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불리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78)의 뮤지컬 <컴퍼니>가 한국 초연된다. 5월17일부터 8월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한 <스위니 토드>에 이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손드하임 뮤지컬이다. <컴퍼니>는 】특히 손드하임이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와 손잡고 만든 코미디다. 가벼운 쇼비즈니스로 여겨졌던 뮤지컬을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은 ‘20세기 뮤지컬의 혁신가’의 대표적인 작품답게 1970년 초연 당시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2006년 존 도일의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올라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을 수상했다. 1970년 초연해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고, 2006년 다시 존 도일 연출로 무대에 올라 토니상 리바이벌 작품상 등을 받았다. 70년대 작품이지만 잘 짜인 음악과 절묘한 캐릭터, 현대적인 감각의 재치와 세련된 유머, 쿨한 결말 등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다. 뮤지컬 마니아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작품이다. 11개의 단막극으로 구성된 조지 퍼스의 같은 이름 연극이 원작인 <컴퍼니>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거리인 결혼과 싱글에 관한 이야기를 도시의 세련된 감각과 위트로 그려냈다. 결혼에 얽매이기보다 화려한 독신이고 싶은 뉴욕의 잘 나가는 35살 독신남 ‘바비’(로버트의 애칭)와 그의 친구인 다섯 커플, 그리고 바비가 사귀고 있는 세 명의 여자친구 3명이 등장해 인생과 결혼,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컴퍼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이야기’보다 ‘표현’하는 방식을 중시한 스티븐 손드하임-해럴드 프린스 콤비 특유의 ‘콘셉트 뮤지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콘셉트 뮤지컬’은 기존 기승전결 구조의 이야기 중심 ‘북 뮤지컬’과 달리 사람 사이의 관계, 의식의 흐름, 시간과 공간의 재구성 등으로 극을 진행하는 뮤지컬을 말한다. 작품은 35살난 미혼남의 생일 축하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통해 결혼과 이혼, 도시인의 삶, 섹스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바라본다. 이야기 구조보다는 각각 캐릭터에 대한 묘사나 상황의 설정, 관계 등에서 작품의 주제가 배어난다. 모두 14명의 인물이 무대에 오르지만 주연과 조연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각각의 캐릭터가 골고루 비중 있게 등장하면서 여러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음악으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 작품의 숨겨진 메시지를 표현하는 손드하임 뮤지컬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드하임은 극적인 긴장과 이완을 정확하게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이 아니라 때로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손드하임 뮤지컬은 관객들에게 음악이 낯설고 어렵게 들릴 수 있다”며 “손드하임 음악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는 ‘따로 감상’하기보다는 ‘무대’에서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컴퍼니>는 전곡에서 현대적인 선율과 위트가 넘치는 운율을 선보이는데 특히 결혼에 대한 장단점을 대조하는 ‘미안하고-감사하고’(Sorry-Grateful), 엄청나게 긴 가사를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넌 사람을 돌게 만들어’(You could drive a person crazy), 뉴욕의 중앙역을 오가는 도시 통근자들의 모습을 시적으로 그린 ‘또다른 수백의 사람들’(Another Hundred People)이 특히 유명하다. 또 바비와 친구들이 마치 대화를 나누듯이 절묘하게 구성되는 ’나란히 나란히‘(Side by side by side)도 빼놓을 수 없는 노래이다. 또한 마치 영화의 클로즈업을 보는 듯한 집중되는 장면과 빠른 전환, 한 장면이 다른 장면과 교차되어 서서히 바뀌는 디졸브와 같은 표현 등 해럴드 프린스의 독특한 연출기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무대 디자인도 기본 세트에 변화를 주지 않는 단일 세트로 꾸며지지만 대부분의 장소 변화를 간단한 소품의 배열만으로 이루어내는 모더니즘적인 세트 디자인도 특징이다. 즉 테이블, 의자, 벤치, 침대의 배열만으로 공간은 침실, 부엌, 거실로 바뀐다. 따라서 각 장면의 전환은 ‘사실적’이기 보다 ‘예술적’으로 이루어진다. 외형적으로는 비현실적이지만 관객들은 극을 지켜보면서 그 세트가 작품의 컨셉을 어떻게 일관성있게 표현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주인공 바비 역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 <햄릿> 등에 출연한 배우 고영빈이 맡고, 서영주-이정화, 박수민-선우, 민영기-방진의, 홍경수-양꽃님, 김태한-구원영이 각각 독특한 색깔을 지닌 커플로 나온다. 이지나 연출은 “컨셉 뮤지컬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답게 모던한 느낌의 원작에 충실하되 공감도를 최대한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작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02)501-7888. 제작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02)501-788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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