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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의자에 불어넣은 자유

등록 2008-04-06 17:30

사진 가나아트 제공
사진 가나아트 제공
디자이너 론 아라드 개인전
“상식을 깨면 새로움 보여”
기하학적 형태 의자 30여점 등
20일까지 가나아트센터 전시

“의자를 디자인하는 까닭은 정형화한 틀에서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 스타크, 카림 라시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팔방미인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론 아라드(57)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4월20일까지 열린다. 현재 디자인계를 대표하는 스타 디자이너인 아라드는 생활 용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 조경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디자이너들에게 늘 새로운 실험의 대상이 되는 의자 30여 점과 책꽂이를 전시한다. 전시회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론 아라드는 자신의 디자인의 기본 모토를 ‘새로움’이라고 소개하고, 그것은 금방 싫증을 내는 자신의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블로 보이드 5 블루>
<블로 보이드 5 블루>
이번 전시 작품들은 청동과 스테인레스,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의자가 주종이다. 청동 으자는 뒤틀린 곡면의 유기체적인 형태이며 플라스틱 제품은 두 개의 타원형 조합으로 이뤄진 기하학적인 형태다. 상식을 깬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의자’ 하면 쿠션이나 가죽 등 부드러운 소재와 연결시키기 마련이지만 그의 작품은 앉기에 편한 의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착색이나 도금을 하지 않아 소재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래서 의자라기보다는 조각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엄숙미조차 느껴진다. <웰 템퍼드 체어>(1986~87), <빅 이지 리드 소파>(1988)가 대표적. 딱딱한 인상에다 불안정한 느낌을 주지만 일단 앉아보면 매우 편안하다. 1992년 책꽂이 <책벌레>는 상식을 뒤집어 곡선 선반에도 책을 꽂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작품 책장은 이후 대량생산되는 인기 상품이 되었다.


<앳 유어 온 리스크>. 소재는 청동이다.
<앳 유어 온 리스크>. 소재는 청동이다.
아라드는 디자이너가 기존의 가치관을 버렸을 때 얼마나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그는 1974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의 건축 명문 에이에이스쿨에서 배웠다. 한때 건축회사를 다니며 창틀 등 건물의 일부를 하청 디자인하다가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어느날 점심식사 뒤 문득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독립했다.

데뷔작은 1981년 폐차된 로버 승용차 시트와 파이프로 만든 ‘로버 의자’. 물질문명 속에 감춰진 산업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든 턴테이블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콘크리트 뮤지컬 시스템’도 폐허의 느낌과 음악이라는 감성적 매체를 접목한 것으로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후 수많은 호텔과 전문매장 등의 실내를 디자인하면서 첨단 소재를 이용한 곡선구조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자이너 최경원씨는 론 아라드의 디자인에 대해 “구조적인 측면보다 스타일 또는 이미지에서 특성을 드러내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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