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발레
연극 위주 소극장서 공연 남자무용수 이원국
국립발레단 박차고 나온 지 3년
매주 월요일 ‘사랑의 세레나데’
후배 10여명과 힘합쳐 무대에
“배 고파도 매일 공연하고파” 지난 7일 저녁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주로 연극을 하는 소극장 공연장에선 보기 드문 발레공연 <사랑의 세레나데>가 무대에 올랐다. “브라보!” “브라비!” 객석에서 환호가 계속 터져나왔다. “뮤지컬 <넌센스>를 올리고 있는 공연장에서 발레를 공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데, 이렇게 열렬하게 환호해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공연 중간 무대에 오른 발레리노 이원국(41·이원국발레단 단장)씨는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환호와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그를 비롯해 전슬기, 정형일, 김대원, 김재석, 송한얼, 박은혜, 박영진 등 국내 발레계를 대표하는 남녀 무용수들이 열정 넘치는 춤을 선보였다. 전쟁터로 나가는 스파르타쿠스와 그를 떠나보내는 프리기아의 2인무가 돋보이는 <스파르타쿠스>, 천재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기교가 번득이는 2인무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창작발레 2인무 <사랑>, 독무 <에스파냐 카니> <솔로>, 창작군무 <옹헤야> 등 고전부터 현대까지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발레가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객석에서 ‘브라보’ 소리가 터져나오는 순간 대극장이라고 착각했어요. 뜻밖이었죠. 관객들이 얼마나 발레공연에 목말라 있었나 실감했어요.” 10일 서울 대치동 이원국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이원국씨는 수줍은 얼굴로 감격을 털어놓았다. 그는 20년 동안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노로 활약하며 ‘발레리노의 교과서’로 불렸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며 “국내 남성발레가 이원국 이전과 이원국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국 발레계에 이정표를 세운 무용수다. “제 소원이 매일 공연하면서 사는 거예요. 모든 예술가가 다 그렇잖아요. 물론 발레를 하려면 관객이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배가 고파도 그냥 매일 공연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죠.” 이원국발레단이 공연 중인 <사랑의 세레나데>는 올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상설 공연이다. 공연의 메카이지만 거의 대부분 연극공연만 열리는 대학로에서 발레라는 장르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2004년 10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라는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이원국발레단을 만들었다. “발레를 대중에게 알려 발레시장을 개척해야겠다는 생각이 첫번째였어요. 발레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발레단을 나오면 활동할 무대가 없어지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계속 발전시키고, 또 그걸 누구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모한 도전이 벌써 3년이 지났네요.” 그가 발레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러시아 유학파 발레리노 전슬기와 김대원, 발레리나 박은혜, 임현주 등 후배 10명이 모여들었다. 이원국발레단은 모든 프로그램을 무용수들 전체의 의견을 모아 이씨가 안무를 재구성한다. “발레 프로그램이 저희 발레단의 재산이죠. 클래식 발레는 제가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 선생님과 장 크리스토퍼 마이요, 보리스 에이프만 같은 대가들로부터 많이 전수를 받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릴 수 있어요. 나머지 창작품들도 유명한 대가들과 작업한 경험과 제 무대 경험을 살려서 만들어요.” 불혹의 나이를 넘겼어도 그는 여전히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너무 이상주의자다”라는 소리를 듣고 산다. “3년 전부터 꿈꾸어온 생각인데 전국 대도시 10곳 정도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야외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고 싶어요. 2막 전경 호수장면의 유명한 2인무 아다지오와 24명 군무를 펼쳐 전국에 백조 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매주 월요일 ‘사랑의 세레나데’
후배 10여명과 힘합쳐 무대에
“배 고파도 매일 공연하고파” 지난 7일 저녁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주로 연극을 하는 소극장 공연장에선 보기 드문 발레공연 <사랑의 세레나데>가 무대에 올랐다. “브라보!” “브라비!” 객석에서 환호가 계속 터져나왔다. “뮤지컬 <넌센스>를 올리고 있는 공연장에서 발레를 공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데, 이렇게 열렬하게 환호해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공연 중간 무대에 오른 발레리노 이원국(41·이원국발레단 단장)씨는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환호와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그를 비롯해 전슬기, 정형일, 김대원, 김재석, 송한얼, 박은혜, 박영진 등 국내 발레계를 대표하는 남녀 무용수들이 열정 넘치는 춤을 선보였다. 전쟁터로 나가는 스파르타쿠스와 그를 떠나보내는 프리기아의 2인무가 돋보이는 <스파르타쿠스>, 천재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기교가 번득이는 2인무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창작발레 2인무 <사랑>, 독무 <에스파냐 카니> <솔로>, 창작군무 <옹헤야> 등 고전부터 현대까지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발레가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객석에서 ‘브라보’ 소리가 터져나오는 순간 대극장이라고 착각했어요. 뜻밖이었죠. 관객들이 얼마나 발레공연에 목말라 있었나 실감했어요.” 10일 서울 대치동 이원국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이원국씨는 수줍은 얼굴로 감격을 털어놓았다. 그는 20년 동안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노로 활약하며 ‘발레리노의 교과서’로 불렸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며 “국내 남성발레가 이원국 이전과 이원국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한국 발레계에 이정표를 세운 무용수다. “제 소원이 매일 공연하면서 사는 거예요. 모든 예술가가 다 그렇잖아요. 물론 발레를 하려면 관객이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배가 고파도 그냥 매일 공연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죠.” 이원국발레단이 공연 중인 <사랑의 세레나데>는 올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상설 공연이다. 공연의 메카이지만 거의 대부분 연극공연만 열리는 대학로에서 발레라는 장르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2004년 10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라는 안정된 자리를 버리고 이원국발레단을 만들었다. “발레를 대중에게 알려 발레시장을 개척해야겠다는 생각이 첫번째였어요. 발레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발레단을 나오면 활동할 무대가 없어지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계속 발전시키고, 또 그걸 누구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모한 도전이 벌써 3년이 지났네요.” 그가 발레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러시아 유학파 발레리노 전슬기와 김대원, 발레리나 박은혜, 임현주 등 후배 10명이 모여들었다. 이원국발레단은 모든 프로그램을 무용수들 전체의 의견을 모아 이씨가 안무를 재구성한다. “발레 프로그램이 저희 발레단의 재산이죠. 클래식 발레는 제가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 선생님과 장 크리스토퍼 마이요, 보리스 에이프만 같은 대가들로부터 많이 전수를 받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릴 수 있어요. 나머지 창작품들도 유명한 대가들과 작업한 경험과 제 무대 경험을 살려서 만들어요.” 불혹의 나이를 넘겼어도 그는 여전히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너무 이상주의자다”라는 소리를 듣고 산다. “3년 전부터 꿈꾸어온 생각인데 전국 대도시 10곳 정도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야외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고 싶어요. 2막 전경 호수장면의 유명한 2인무 아다지오와 24명 군무를 펼쳐 전국에 백조 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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