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사물놀이/ 한겨레 블로그 찬돌
지난 일요일에는 아끼고 좋아하는 어느 선생님의 초대로 마님과 함께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을 구경갔더랬습니다. ‘사물놀이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원년 멤버를 주축으로 네 사람이 다시 모인 것인데 공연장소는 ‘김해 문화의 전당’이라는 넉넉하고 깔끔한 현대식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툭트인 마당에서의 풍물놀이와 현대적 무대공간의 결합이 되겠는데요. 이미 30년 동안이나 공연을 해온 이력임에도 마당놀이의 신명과 기운을 어떻게 무대공간에서 제대로 발휘할까하는 호기심과 음악적 소양이 젬병인 (서양음악이든 우리것이든) 내가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공연을 보았지요. (그 이의 배려로 맨 앞자리 출연자들의 턱 밑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은 처음 관객들과 마을의 안녕을 비는 비나리로 시작해서 네 사람이 앉아서 연주하는 1부와 마당놀이와 각자의 개인 놀이로 이루어진 2부로 이어졌는데요. 크게 마음을 빼앗긴 것은 앉아서 연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네 사람의 그야말로 거장들이 어우러져 뽐낸 기량과 신명은 경지라는 게 있고, 그걸 내가 느꼈다면 바로 그 시간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먼저 네 사람이 장구를 가지고 논 ‘장구 가락’은 (흔히 장구하면 김덕수를 떠올리는데 ‘잽이’라는 게 어느 한 가지 악기를 다루는 게 아니라 장구를 잡으면 ‘장구잽이’가 되는 경지, 그게 ‘잽이’임을 알겠습니다) 하나가 하나를 따르고, 하나를 받쳐주고, 또 같이 하나가 되는 나섬과 거듦과 어우러짐의 절묘한 조화를 반복하면서 혼신의 힘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뒤이어 사물로 바꿔 잡으면서도 각기
다른 네 악기가 엇박이다 싶다보면 절로 모아주고, 모이는가 싶으면 또렷한 제 소리를 살리면서 원융(圓融)이랄까 크고 둥글게 어우러지며 거의 신들린 듯 환상의 도가니라고 해야 할까요, 당연히 관객들은 손바닥이 남아날세라 장단을 치면서 그 도가니 속에 빠져들어 갔지요. (이미 80년대 말부터 따로 활동해온 이들인데 어찌 그리 한 호흡일까요. 그리고 아, 그 북소리. 그 호쾌한 맛이라니)
잠시의 휴식시간 뒤 이어진 2부는 어찌 보면 사물놀이의 진수라 할 수 있는 마당놀이인데 악기와 몸과 관객들이 하나의 신명으로 어우러지는 판이지요. 그렇게 서로 맺고 풀고 돌며 상모돌리기등의 역동적인 춤사위를 보태면서 악기와 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놀이판도 좋았습니다. 또 주위를 두르고 각자 개인 기량을 뽐내는 부분들도 보기 좋았고 드물게 소고놀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소고가 아이들이 노는 악기가 아니더군요) 그럼에도 조금은 힘에 부치는 듯 안스러운 모습이 엿보여 객석에서도 용이 쓰였는데요. 뭐랄까 나이든 어르신이라는 느낌같은. (아마 네 사람 다 50대 후반이지요) 그렇지만 덕수오빠는 달랐습니다. 시종일관 까치발로 사뿐사뿐 무대를 휘저으며 장구와 몸이 하나인 양 특유의 몸짓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지요. 맨 끝에 관객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같이 어우러지는 뒷풀이가 있었는데 조금은 형식에 치우친 듯 흥이나 신명을 제대로 이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두 시간이 언제 지나갔나싶게 멋드러진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은 좋은 공연 못지않게 참 좋은 시간이었는데요 그 이의 귀한 인연을 소개받을 수 있었거든요. ‘선남선녀’, 그 앞에서 괜히 우리 마님한테 잘해야 될 것 같고, 잘하고 싶고 아마 그렇게 어울려 ‘좋은 사이’가 되는 거겠지요. 돌아오면서 무엇이든 제대로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직도 오롯이 내 삶을 들여 구해야 할 그 무엇, 어쩌면 제대로 구하지도, 해보지 못할 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 ‘좋은 사이’를 제대로 꾸려가는 일, 그리 살아도 좋겠다 싶습니다.
참, 공연 처음 비나리때 나도 무대 위로 올라갔지요. 그리고 돼지머리 앞에 조아리고 빌었습니다. 뭘 빌었냐구요. ‘사람되게 해달라’구요 --- 팁 하나, 사물놀이란 이름은 전래되어진 이름이 아니고 심우성이란 민속학자가 이들의 공연을 보고 지어준 놀이패의 이름이랍니다. 그것이 일반화되면서 아예 보통명사화된 것이라 하는군요, 대영백과사전에도 이름이 올라와 있다고 합니다.
팁 또 하나, 장구와 장고를 섞어서 쓰는데요. 한자말 장고(杖鼓)가 우리말로 바뀌어 말하기 쉽게 장구가 된 것이랍니다. 어느 쪽을 써도 상관없을 듯.
팁 떨이, 김해에 ‘황태만상’이라는 정식집이 있는데요. 인터넷 소개로 갔는데요. 가시더라도 정식말고 그냥 '황태국' 시켜 드시길^^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 공연 처음 비나리때 나도 무대 위로 올라갔지요. 그리고 돼지머리 앞에 조아리고 빌었습니다. 뭘 빌었냐구요. ‘사람되게 해달라’구요 --- 팁 하나, 사물놀이란 이름은 전래되어진 이름이 아니고 심우성이란 민속학자가 이들의 공연을 보고 지어준 놀이패의 이름이랍니다. 그것이 일반화되면서 아예 보통명사화된 것이라 하는군요, 대영백과사전에도 이름이 올라와 있다고 합니다.
팁 또 하나, 장구와 장고를 섞어서 쓰는데요. 한자말 장고(杖鼓)가 우리말로 바뀌어 말하기 쉽게 장구가 된 것이랍니다. 어느 쪽을 써도 상관없을 듯.
팁 떨이, 김해에 ‘황태만상’이라는 정식집이 있는데요. 인터넷 소개로 갔는데요. 가시더라도 정식말고 그냥 '황태국' 시켜 드시길^^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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