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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원전의 뒤끝 사진에 묻다

등록 2008-05-04 21:07

원전의 뒤끝 사진에 묻다
원전의 뒤끝 사진에 묻다
정주하 개인전 ‘불안, 불-안, 즐거운 날’
영광 등 원자력발전소 주변 담은 45점
사진가 정주하씨의 개인전 ‘불안, 불-안, 즐거운 날’이 아트선재센터에서 7월27일까지 열린다. 영광·울진·월성·고리 등 원자력발전소 주변을 찍은 작품 45점이 전시된다.

사진 속 장소들은 바닷가이자 유원지로 유명한 곳, 아니 유명했던 곳으로 원전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평이한 바닷가 마을이었다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원전이 들어서기 전처럼 여름이면 피서객이 몰려오고 주민들은 이들을 상대로 일년벌이를 한다. 다른 점이라면 원전 특수, 즉 건설 당시와 가동 초기의 개발에 대한 기대가 쓸고 지나간 뒤끝이라는 것, 그리고 멀리 돔 모양 원전시설이 초현실적인 배경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은 대부분 토박이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전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상적인 삶의 순간에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멀리 보이는 돔과 함께 불안한 시선으로 렌즈를 바라본다. 거리와 다방과 횟집, 단란주점 등 가까운 배경은 한결같이 썰렁하고, 이런 썰렁함은 태양 고도가 가장 높은 한낮이라는 시간대에 의해 증폭된다. 불안한 어른들과 달리 막 하교한 듯한 어린이들의 천진한 표정이 무척 안쓰럽다.

돔 배경이 아닌 몇 장의 사진이 오히려 더 처연하다. 보이지 않는 원전이 상상을 자극하기 때문. 수면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노을 배경의 등대 앞바다. 원전이 쏟아낸 뜨거운 물로 수온이 높아진 바닷물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 생겨난 현상이다. 작가는 사진의 배경처럼 막연한 불안감으로 존재하는 원자력발전소의 문제를 뜯어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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