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 인 48아워스
더위 날리는 국제춤판 둘
초여름 서울에서 국제적인 춤판이 동시에 펼쳐진다. 국내외 현대무용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국내 최고의 무용축제인 국제현대무용제(5월27일~6월7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남산 동랑예술원 등)와 세계 발레스타들의 갈라쇼 ‘2008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6월5~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다.
현대무용 실험적 무대 선보여
한국현대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제27회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www.modafe.org)는 올해 주제를 ‘움직임의 파괴, 표현의 해방’으로 정하고 외국 아방가르드 무용축제에서 움직임의 진보를 시도해 호평받은 작품들을 초청했다. 또 그동안은 외국 무용단체를 초청해 개막 공연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공모로 뽑은 한국 현대무용 작품으로 무용제를 시작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국내 무용작품은 황미석 안무의 <노란 달팽이>와 이용우 안무의 <더 프리덤 오브 더 윌>이다. <노란달팽이>는 선입견과 편견이 난무하는 시대를 달팽이를 통해 통찰하는 작품이고, <더 프리덤 오브 더 윌>은 주변환경에 막연히 적응해가는 인간의 박약한 의지를 표현해 해방의 염원을 그린다.
올해에는 국외에서 네 작품을 초청했는데, 벨기에 거장 얀 파브르의 <여자가 남자의 주역이었을 때>가 가장 기대를 끈다. 얀 파브르는 2년 전 오줌이나 눈물 같은 사람의 타액을 활용한 전위극 <눈물의 역사>로 국내 무용계에 충격을 주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맨몸의 여성 무용수가 올리브 기름이 뿌려진 무대 바닥을 뒹굴면서 몸의 실재에 대해 철학적인 사유를 보여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수 허성임이 출연한다.
미국 안무가 데이비드 잠브라노의 <바르셀로나 인 48아워스>는 남자 무용수 두 명이 재즈밴드의 음악에 맞춰 이틀의 여정을 춤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02)765-5352.
세계 발레스타들 한자리에
2008 세계 발레스타 페스티벌(www.wdcseoul.com)은 이름 그대로 세계 주요 발레단의 주역인 최정상급 무용수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마뉘엘 레그리(44), 러시아 키로프(마린스키) 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레오니트 사라파노프,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발레단의 다닐 심킨(21) 등 세계적인 발레리노들이 출연해 고전 명작 하이라이트와 컨템퍼러리 발레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발레스타 페스티벌은 남녀 무용수들의 개성과 매력, 기량, 그리고 춤을 해석하는 감각을 비교해서 보는 것이 재미다. 7쌍이 파드되(2인무)와 솔로 등 14가지 작품을 선보인다. ‘프랑스 발레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마뉘엘 레그리와 도로시 길버트의 <마농>(안무 케네스 맥밀란) 파드되, 러시아 공훈예술가 드미트리 벨로골롭체프와 안나 안토니체바가 보여줄 <스파르타쿠스>(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파드되가 가장 기대를 모은다.
또 독일 뮌헨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루이치 라카라(33)와 시릴 피에르 부부가 연기할 <백조의 호수>의 백미 ‘백조 파드되’(안무 레프 이바노비치 이바노프)와 ‘흑조 파드되’(안무 마리우스 프티파)도 기대할 만한 공연이다. (02)915-808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여자가 남자의 주역이었을 때 / 마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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