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의 <플립>(왼쪽), 김아타의 ‘온에어프로젝트’ 중 <뉴욕>.(오른쪽)
움직임 또는 움직이는 것은 아름답다. 예술의전당(02-580-1300)에서 7월6일까지 열리는 ‘오늘의 한국 미술-미술의 표정’ 전은 움직임이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매질이며 나아가 아름다움 자체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유명 현대 한국미술가 46명 ‘모둠전’

구자영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움직임은 시각에서 빚어지는 잔상으로 감지된다. 거꾸로 진하고 흐릿한 동일상이 공존할 때 움직임으로 파악한다. 권두현, 경성현의 작품들은 환각적이다. 사진기의 조리개를 좁히고 시간을 길게 주어 얻은 듯한 그들의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면 어지럼증이 일어난다. 경성현은 취한 눈에 비친 잔상이어서 토사물 같은 색채와 함께 멀미까지 부른다. 쳇바닥 철망을 이용한 박상태의 <비마>는 잔상의 조각적 변주다. 움직임에는 당연히 시간이 끼어든다. 구자영의 인터랙티브 비디오는 관객의 움직임을 무한 반복되는 작은 거울상, 또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크고 작은 글자의 명암으로 보여준다. 실제 움직임과 비디오의 상은 0.5초 정도의 시간 차가 있어 동작을 객관화하며 동시에 과거의 자신과 조우하게 만든다. 요철을 거꾸로 뒤집은 이용덕의 조각 속 인물은 관객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또 움직임에 따라 표정을 달리한다. 그럼으로써 관객이 움직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함진의 <찌끄러기 인간>은 바닥과 벽 사이 2㎝ 남짓 크기. 껌·담배꽁초 등으로 만든 작은 인물들은 관객을 아예 엎드리게 만든다. ‘짧은 순간의 존재’ 시공간성 돋보여

권두현의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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