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 악기 기타
기타는 드라마틱한 악기다. 특히 대중음악에서 그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포크음악은 물론 록음악에서도 기타는 빼놓을 수 없다.
쇼팽은 “기타는 가장 아름다운 음색의 악기다. 더 아름다운 것은 기타 이중주”라고 말했을 정도로 기타를 좋아했다.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을 사로잡는 악기로 손꼽힌다.
그러나 정작 클래식 음악에서 기타는 존재감이 없다. 오케스트라 정식 편성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손으로 뜯어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여서 다른 현악기들보다 소리가 현저하게 작은 것이 빠지게 된 이유였다. 이렇게 소리가 작은 기타는 전기로 음이 증폭되는 전자기타가 나오면서 단숨에 대중음악 최고의 악기가 됐다.
클래식 기타는 중세 류트가 원류라고 추정되는, 역사가 오랜 악기이지만 클래식 편성에서 빠지면서 실내악에서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대중적인 인기는 다른 어떤 악기 못지 않았다. 바이올린과 같은 선율악기이면서도 피아노처럼 화음을 낼 수 있는데다 주법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강점 덕분이었다. 그래서 기타는 집시의 어깨에 매달려 널리 민중들에게 스며든 대중악기이자 클래식 악기라는 독특한 운명을 갖게 된다. 특히 집시들이 기타를 선호하면서 스페인은 기타음악의 본고장이 됐다.
연주회장에서 소외된 탓에 기타를 위한 연주곡은 그리 많지 않다. 기타를 사랑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슈베르트는 가곡의 반주 부분에 기타를 썼으며, 기타를 위해 쓴 실내악곡 <기타, 플롯, 비올라, 첼로를 위한 4중주곡 G장조>를 쓰기도 했지만 18세기까지 기타곡은 무척 드물었다. 19세기 들어 프란치스코 타레가가 편곡으로 기타 레퍼토리를 넓혔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알베니스의 <스페인 모음곡> 등은 기타로 편곡되어 연주되는 것이 오히려 원곡보다 훌륭하다는 평가도 듣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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