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장의 사진에는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치엔치 창의 명상적이고 관조적인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치엔치 창/매그넘포토스
추천! 이작품
대만에서 태어난 치엔치 창(47·미국)은 매그넘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아시아 출신 사진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마미야7 카메라에 주로 표준렌즈를 사용해 촬영한다. 또 디지털이 아닌 필름을 고집한다. 디지털의 빠름과 편리함보다는 필름 카메라의 여유로움을 선호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성향은 그의 사진 특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매그넘 코리아’전에 선보인 그의 사진 중에서 이 두 장은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그의 명상적이고 관조적인 시각이 잘 드러난다. 이 연작 사진은 동해의 독도 바다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화면 중앙에 배치한 사진, 그리고 남자가 있던 화면의 중앙에 작은 바위섬이 대신 자리하고 있는 바다 풍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양에서는 자연을 도전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질서에 동화하려는 정신세계를 지향해 왔다. 정지한 듯 고요한 물결로 흐르는 바다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인물을 통해 사진가는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의 문제에 관해 아시아인 특유의 사유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속에서 시간은 영원히 정지한 듯하고 고요한 침묵만이 흐른다. 사진 속 인물 또한 세속을 떠나 자연과 합일을 이루려는, 자연 섭리를 통해 인간사의 이치를 깨달으려는 수행자의 모습 그것이다. 사진은 절제된 구도와 차분한 색감으로 편안함을 제공한다. 오늘, 바쁜 일상의 시계추를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게 하는 명상의, 푸른 바다의 초대에 응하심이 어떠한지 …. 김소희/큐레이터ㆍ매그넘 코리아 전시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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